brunch

노력에는 반드시 방향이 필요하다

스칼라가 아닌 벡터의 삶을 위

by 아침사령관

신입사원 시절에는 온통 모르는 것투성이었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선배들에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무한 반복하며 일을 배우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시키는 일을 무조건 열심히만 했습니다. 잘하지는 못해도 열심히만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 시절에는 열심히만 해도 최고는 아니더라도 중간까지는 갈 수 있었습니다. “저 친구 열심히 하네”, “성실하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고, 선배들은 요령 피우며 잔머리 쓰는 친구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배웠고 후배들에게도 열심히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뺀질거리는 친구들은 정이 가지 않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며 선배의 위치가 되었고, 수많은 후배들을 만나며 이 친구가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요령껏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해야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며 일했고 그것이 옳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선배가 되고 보니 제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습니다. 단순히 시킨 일만 열심히 하는 후배들은 새로운 미션이나 프로젝트가 생기면 다시 처음부터 알려줘야 했습니다. 일하는 센스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지금의 저는 무작정 열심히만 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금 더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선배들은 일 처리에서 스마트함이 부족했습니다. 1부터 10까지를 반드시 순서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간에 생략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꼭 전부 다 하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과 스스로 방향을 정해 열심히 하는 것은 다릅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잘 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잘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에는 전략, 방향, 차별화, 노력, 인내, 협력 등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열심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잘하는 것입니다.


물리학에는 ‘벡터’와 ‘스칼라’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모두 가지고 있고, 스칼라는 방향은 없고 크기만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스칼라와 같고, “잘 하겠습니다”는 벡터와 같습니다. 우리는 벡터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노력과 전략이 모두 갖추어져야 원하는 목적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인생은 방향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경주마에게 눈가리개를 씌우는 이유는 앞만 보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말을 탄 기수가 결정합니다. 기수가 없다면 말은 그저 앞으로만 달릴 뿐, 트랙을 돌지 못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책 『부의 추월차선』에는 파라오로부터 피라미드를 쌓으라는 임무를 받은 두 젊은이가 등장합니다. 이야기는 현실의 노동과 노력을 상징하는 ‘추마’와,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피라미드를 완성하는 ‘아주르’의 대비를 통해 삶의 방식에 따른 결과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추마는 무거운 돌을 옮기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하나씩 쌓아 올리지만, 아주르는 돌을 옮길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 결국 추마보다 훨씬 빨리 피라미드를 완성합니다. 단순히 열심히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그리고 잘해야만 더 쉽고 빠르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나침반 없이 무작정 노만 젓는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 나침반, 등대와 같은 전략이 우리를 안전하고 빠르게 인도합니다. 내가 지금 가는 길이 단순한 노력만의 길인지, 아니면 노력과 전략이 함께하는 길인지를 점검하는 것. 그것이 삶을 더욱 스마트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입니다.

keyword
이전 13화플랜 A가 무너져도 인생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