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로
전문가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
과거에는 ‘한 우물만 열심히 파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전문가, 즉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길이라 믿었지요. 의사, 변호사, 판사, 약사 등 ‘사(士)’로 끝나는 직업군은 그 자체로 안정과 부러움의 상징이었습니다. 한 분야만 깊이 파고들어도 평생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성은 더 이상 인간만의 무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AI가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지식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사람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스페셜리스트는 한 분야의 전문가를, 제너럴리스트는 여러 분야에 걸쳐 두루 지식을 갖춘 사람을 뜻합니다. 제너럴리스트를 일컫는 또 다른 말, ‘폴리매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였고, 발명가이자 과학자였으며, 동시에 음악가·작가·수학자까지 겸했습니다.
물론 다빈치처럼 모든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영역을 연결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의사이면서 작가가 되기도 하고, 운동선수이면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한 분야에서 얻은 재능과 경험을 다른 분야로 확장하며, 교차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AI는 특정 분야의 지식 습득에서는 탁월하지만, 여러 영역을 엮어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문, 철학, 과학을 각각 완벽히 분석할 수는 있어도 그 사이에서 관계성을 찾아내고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내는 일은 인간에게 더 잘 맞습니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배우고 섭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험과 학문, 기술을 아우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제너럴리스트가 가진 가장 큰 힘입니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더 오래 살게 되었습니다. 은퇴 후에도 수십 년의 시간이 남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인생 2막, 3막이 열려 있습니다. 젊은 시절 한 분야에 몰입했다면, 이후의 삶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른 영역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 큰 자산이 됩니다.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제너럴리스트의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저 역시 블로그를 시작으로 글쓰기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긴 글은 블로그에, 짧은 글은 엑스와 인스타그램, 스레드에 올립니다. 아직은 짧은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아 서툴지만, 영역을 확장해가며 각 플랫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봅니다.
유튜브처럼 결이 다른 매체도 있지만, 글을 다루는 대부분의 플랫폼은 서로 통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블로그라는 한 우물만 파는 대신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하며 글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 확장이 결국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들어 줄 거라 믿습니다.
한 우물만 파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러 우물을 파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사람이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다재다능하고, 박식다식하며, 팔방미인 같은 사람이 결국 대체되지 않는 존재가 됩니다.
스페셜리스트로 시작해 제너럴리스트로 확장해 나가는 길, 그것이 지금 우리가 걸어야 할 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