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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곰 Oct 12. 2024

가난과 불안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법(24)

23장: 글을 다시 쓰는 이유

오랜 시간, 나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과 생존의 연속이었다. 학문의 길을 택했을 때부터, 대학원 생활과 직장 생활을 거쳐 안정된 직업을 갖기까지 나는 늘 나를 증명해야만 했다.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깊은 지식을 쌓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줘야 했다. 그렇게 무수한 날들이 지나고, 어느덧 나는 내가 꿈꾸던 것보다 더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다.


지금 나는, 과거의 내가 그토록 바랐던 “안정”이라는 단어를 손에 쥐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재정적 여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다음 달의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하루를 눈앞의 생존을 위해 살았던 그 시절의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면서, 내 삶 속에는 그동안 결코 누려보지 못한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평화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평화 속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다시 물었다.


"나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안정된 직장 생활은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내가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능력을 시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맡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작은 성과들이 쌓여갈 때마다 나는 나의 잠재력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금껏 단지 생존만을 위해 애쓰던 내가 이제는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것을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나의 생각은 점점 더 확장되었다.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며, 내가 정말로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되짚어 보았다. 직업적 성공을 위해, 안정된 생활을 위해 무수한 것들을 포기하고 달려왔던 지난 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글이었다. 오래전, 아직 세상에 대한 꿈이 많았던 그 시절,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나의 감정과 생각을 종이에 풀어내며, 세상에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글을 쓰는 것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탐구하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표현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치열한 현실 속에서 그 꿈은 어느새 먼지가 쌓인 서랍 한구석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글쓰기는 언제나 후순위로 밀려났다. 생계를 유지하고, 학업을 마치고, 직업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던 그 모든 시간 동안,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늘 부족했다. 글을 쓰기에는 너무 피곤했고, 머릿속에는 언제나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것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나가고자 한다.


안정된 직장에서의 생활은 단순히 나에게 경제적 안도감만을 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잃어버린 꿈을 되찾을 수 있는 용기와 여유를 선물해 주었다. 나의 일은 여전히 바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매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나만의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다. 어떤 날에는 내가 걸어온 길을, 또 어떤 날에는 그 길 속에서 깨달았던 작은 생각들을. 그리고 그 글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나는 비로소 글을 쓰고 싶다는 오래된 열망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여러곳에서 나는 나의 글을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사소한 기록일 뿐이었다. 내가 학문을 통해 배운 것들, 연구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들, 그리고 사회에 나와 마주한 현실의 벽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나는 점점 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는 과정은, 마치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일과 같았다. 글을 쓰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그동안 멀리 밀어두었던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꿈.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아,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울림이 그저 공감이든, 조용한 위로든, 혹은 잠시 멈추어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짧은 순간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더 이상 현실과 맞서 싸우며 사라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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