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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진상이란?

by SONEA

'완전 진상이 따로 없네' 같이 일하던 동료가 작게 중얼거렸다. 무슨 일 인가 싶어 물어보니 한 손님이 스테이크 겉면이 너무 바짝 익었고 탔다고 컴플레인을 건 것이었다. 음식을 새로 해드리기 위해 회수하고 보니 겉면이 탄 것은 아니었고, 마이야르 반응이 약간 진하게 난 수준이었다. 나는 모르는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였지만, 그 동료는 이게 왜 탄 거냐며 불평불만을 끝없이 쏟아 내었고, 결국 하루의 마무리를 불만으로 끝냈다. 진상이라고 하면 보통 일하는 직원을 막 대하거나, 과한 요구를 끝없이 하거나, 예의를 차리지 않거나 등등 꽤나 많은 유형이 있다. 하지만 방금 이야기한 상황에 경우 나는 진상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동료는 진상이라고 생각하였다. 왜 그럴까? 각자의 주관과 세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료의 경우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을 기반으로 '이것은 잘못된 이 아닌데 저 사람은 뭣도 모르고 이야기한다'라는 생각이 기반되어 있었기에 컴플레인을 건 손님을 이해할 수 없던 것이다. 반면 나의 경우는 내가 알고 있는 이론을 기반으로 '이것은 잘못된 아니지만 이 이론을 모르는 손님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기반되어 이해할 수 있던 것이다. 그럼 내 동료가 잘못되었는가?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나에게는 동료의 생각이 옳고 틀림의 여부를 판단할 권리가 없다. 이렇듯 각자의 주관에 따라 상황에 따른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에 '진상 손님'의 판단 기준은 저마다 다 달라진다 물론 비 인간적인 행위를 한다면 그것은 넘어갈 수 없지만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진상이란 무엇인가 하면 나는 진상은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안타까운 외침'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언어의 세상에 살고 있다. 어떠한 사물을 볼 때 그 사물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닌 그 사물에 달려있는 언어로 이루어진 이름표를 보고 그 사물을 보았다고 판단한다. 그 이름표가 사라지게 된다면 우리는 그 사물을 객체로 판단하지 않고 세상과 하나 된 무언가로 인식한다. 한 예로 우리는 나방과 나비를 구분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이 두 가지를 구분하여 인식하지 못한다. 그들은 나방과 나비를 모두 빠삐용(파피용 :papillon)이라는 한 이름으로 인식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자 의사이신 이하영 선생님이 한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언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각자가 사는 세상의 층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세상이 완전히 똑같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렇기에 나는 진상을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안타까운 외침'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흔히 알려진 진상의 예를 보면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억지를 부리거나 욕설 및 비방을 하거나 등등이 있다. 우리는 언어의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다는 말은 각자가 평소에 쓰는 언어가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늘 좋은 말을 하고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고, 늘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말을 하고 산다면 그러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세상에 불평불만으로 가득하고 늘 자신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것 들로 가득하고, 왜 이렇게 세상은 더럽고 추악하고 짜증만 나는지, 왜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것 인지, 오늘은 또 어떤 짜증 나는 일과 상황이 나를 덮칠지 너무 불안하고 생각만 해도 화나고, 뉴스를 보고 기사를 보면 왜 이렇게 세상은 썩었고, 다들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것인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된다 이해가, 여기 아르바이트생은 또 왜 이러는지, 커피는 왜 이렇게 또 뜨겁고 쓴 건지, 아 화난다 진짜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그렇다 그들은 이미 너무나도 두렵고 분노가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자신들이 만들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다. 그렇게 두려움과 분노가 쌓이고 쌓여 아주 약간의 트리거가 생기면 펑하고 폭발하는 것이다. 이 폭발의 부산물은 주변에게 쉽게 영향을 끼치기에 결국은 그 주변 모두가 엇비슷한 세상에 살게 된다.


물론 한 때 나도 진상을 굉장히 싫어하고 짜증 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를 알고 나선 그들이 외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들린다. '나 이런 세상에 그만 살고 싶어, 나 좀 봐줘, 나 좀 도와줘, 나 무서워....' 그들의 세상은 얼마나 두려운 것들로 가득하길래 저렇게 까지 외치는 걸까 생각하고 그렇기에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평소에 어떤 단어와 문장을 쓰는지 의식해서 관찰해 본 적 있는가? 아마 처음 의식적으로 관찰하게 된다면 꽤나 놀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처음엔 충격이었고 이후론 의식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쓰고 뱉는 말이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진상은 짜증 나고 두려운 존재가 아닌 구원해주고 싶은 안타까운 존재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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