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리더란?
하루는 다른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매장의 사장? 회장? CEO? 아무튼 제일 높은 직책을 가진 분이 방문하였는데 홀에 배치된 화분들을 보고 물을 좀 줘야 할 것 같다며 있는 통에 가득 담아서 가져오라고 했다. 당시 같이 일하던 직원들과 물을 잔뜩 챙겨 갔고 홀에 있는 모든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하였다. 그중 제일 큰 화분이 있었는데 유독 그 화분에 물을 많이 주라고 시켰고, 그분이 충분하다고 할 때까지 물을 주기 시작하였다. 중간쯤부터 '아 이거 너무 많은 거 같은데 이게 맞나' 하고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였지만 계속 물을 주라고 명하였고 우리는 말을 따랐다. 그런데 결국 물은 흘러넘치다 못해 범람한 수준에 이르렀고 홀 바닥은 아주 물난리가 났다. 그러자 그분은 '에잉 넘쳤네 넘쳤어 이 이 이거 좀 어떻게 해라'라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고, 매장 오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닦아 보려고 했지만 다른 화분들 까지 물이 넘쳐버리며 오픈 시간을 미루는 참사가 일어났다. 다른 날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사장의 지인 분이 주방에 들어왔다. 재료를 준비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곤 '나도 주방에서 일 좀 해봤는데 어떻게 좀 도와줄까?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아직 모르는 거 많을 거 아이가? '라고 말하며 칼로 썰어둔 야채들을 맨손으로 만지작만지작 뒤적뒤적거리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그 행위를 진한 담배 냄새를 풍기며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 당시 나는 지금처럼 내적 여유가 많지 않았던 시기라 좋게 말했지만 그냥 화도 많고 한 성깔 하던 시기라서 만진 야채들을 짚어 들고 '이거 혹시 지금 드실 거예요?'라고 물어봤고 아니라고 하자 눈앞에서 싹 다 버려버렸다. 그 사람은 무안해하며 나갔고, 나는 그 야채들을 다시 준비하였다. 전부 이야기 하진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봐온 자칭 '어른'들과 '리더'들이라고 하는 모습은 죄다 이런 모습들이었다. 자신의 판단으로 손님에게 불편을 끼치거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뒷수습은 모두 우리의 몫인. 물론 누군가는 어쩔 수 없지 원래 그렇지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 피해는 우리만 보는 것이 아닌 해당 브랜드에 방문한 '손님'이 보게 된다 그래도 정말 어쩔 수 없는가?
나는 일찍 이 일을 시작한 터라 그땐 나이가 굉장히 어렸었다. 그래서 '나이' 하나만 보고 윗사람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리더인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나이를 앞세워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려는 사람치고 내실이 꽉 차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되려 나잇값 못한다 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사람들 뿐이었다. 물론 나이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만큼 더 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쌓았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나이'만 앞세우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나이는 집 안에 틀어박혀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늘어나는 것이 나이이다. 그 나이 안에 어떤 내용을 채워 넣었느냐에 따라 존중을 받고 무시를 받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사회에서 누군가를 처음 만난다면 절대 나이를 묻지 않고 늘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한다. 그러다 나이를 알게 되었을 때 '내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 / 내 생각보다 나이가 적네'라고 판단한다. 이 허상에 불과한 숫자만을 내세운 리더는 절대 오래가지 못하고 존중, 존경받지 못한다.
리더란 당연 책임감, 결단력, 행동력 등 등 많이 알려지고 중요한 요소들이 따라줘야 하고 나는 이 모든 요소에 말과 행동의 동일성을 더하고 싶다. 쉽게 말해 입만 산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이런 사람은 누구도 따르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매니저가 홀 직원들한테 '손님 있을 땐 정말 중요한 연락 아니면 핸드폰 보는 건 자제하고, 귀에 이어폰 끼는 건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교육하였는데 정작 매니저라는 사람은 핸드폰은 수시로 만지작 거리며 귀에는 하얀 에어팟을 낀 채 라디오와 노래를 들으며 일을 하고 이 에어팟 때문에 손님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여 불편을 끼쳤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홀 직원이 이 매니저를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할까? 내가 가정한 상황이지만 글을 적으면서도 화가 난다. 또 주방에서 제일 높은 직급이자 주방의 리더인 헤드 셰프가 주방 셰프들을 교육할 땐 늘 정리정돈을 강조하고, 칼질을 할 땐 균일성을 강조하고, 늘 위생을 강조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불같이 화를 냈으면서, 정작 본인이 쓴 기물은 내팽개치고, 칼질은 대충대충 끝까지 썰지도 않고, 재채기한 손으로 날계란 만진 손으로 야채 만지고 하면 그 누가 이 헤드 셰프를 존중하고,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특히 날계란을 만진 흐르는 물에 씻지 않고 다른 식자재를 만지는 행위는 굉장히 위험한 행위이다. 날계란 겉 면에는 살모넬라균 즉 식중독 균이 있기 때문에 만진 후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깨진 계란은 먹을 순 있지만 살모넬라 균은 75도 이상에서 죽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이야기가 잠시 샜지만 이처럼 직급이 높은 사람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내로남불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절대 그 누구도 존경, 존중하지 않고 따르려 하지 않는다. 그럼 조금씩 불만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불화가 발생하여 이 불이 손님에게 까지 번져 그 매장, 브랜드 이미지를 격추시키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브랜드와 매장에 있는 직원들이 말을 듣지 않아 짜증 나는가? 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지 답답한가? 그렇다면 자신의 시야 포커스를 직원이 아닌 자신에게 한번 돌려보고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자. 세상의 그 무엇도 절대 우연은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이 창조한, 초래한 결과이다. 왜 나를 따르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존중, 존경받을 만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였는가? 혹시 본인도 자신이 겪은 불합리함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지 않은가? 혹시 본인도 단순히 직급과 나이로 누군가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지 않은가? 존경과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다면 티 내지 말고 답게 굴면 된다. 나는 상대가 초등학생일지라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늘 존대하고 존중한다. '배우고자 하면 어디에나 배울 수 있고 나이, 직급 같은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신과 나눈 이야기의 저자 닐 도날드 월쉬가,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이, 성공 철학의 저자 나폴레온 힐 등등 무언가 이루었다 하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한 이야기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고개를 숙여감으로써 벼는 다시 배우고 내면을 채우고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다수 '벼'들은 익을수록 고개를 빳빳하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