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걸 더 잘하게
모든 음식을 조리할 때 굉장히 집중하지만, 특히나 더 집중하는 메뉴가 하나 있다. 바로 스테이크다. 이쁘게 구워진 스테이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가 보던 맛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스테이크 용 고기를 실온에 5분 이상 놔두며 표면온도와 심부온도를 어느 정도 맞춰준다. 냉장보관하던 고기의 표면 온도는 시원하거나 차가운 정도에 머물지만 고기의 심부, 즉 내면은 얼음장처럼 추운 겨울이다. 그렇기에 냉장고에서 고기를 꺼내 바로 조리를 할 시 잘못하면 속은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참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겉면에 수분을 키친타월로 1차 제거한 뒤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하고 한번 더 수분을 제거해 준다. 왜냐하면 소금을 뿌리게 되면 삼투압 현상으로 표면에 물이 송골송골 생기기 때문이다. 수분이 있는 채로 고기를 굽게 되면 그 유명한 마이야르 반응을 억제하고 감칠맛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밑 간을 할 땐 넉넉하게 한다. 뜨거운 팬에 고기를 조리할 시 겉면에 붙어있는 소금과 후추가 어느 정도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간을 해준다. 그리고 팬을 뜨겁게 달궈주는데 바로 연기가 나는 순간, 스모킹 타이밍에 고기를 딱 올려주면 '치이이익'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귀에 들려온다. 이때 팬의 중심을 기준으로 좌우를 구분하여 고기를 굽는데 그 이유는 뜨겁게 달궈진 팬과 오일에 재료가 들어가면 순간 온도가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기에 있는 당과 단백질이 캐러멜화 되어 감칠맛을 뽑아내는 마이야르 반응은 꽤 뜨거운 온도를 필요하기에 팬의 한쪽 면에 고기를 굽다 아직 차가운 고기의 뒷면을 같은 자리에 올려놓게 되면 이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면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불을 줄여 속을 익히기 시작한다. 센 불을 계속 유지하면 팬에서 연기가 나다 어느 순간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담이다. 그리고 계속 강한 불로 유지하게 되면 고기의 겉 면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마이야르가 아닌 탄화가 진행, 쉽게 말해 속은 안 익고 겉은 탄다는 소리이다. 어느 정도 속을 익혔다면 불을 확 줄이고 버터와 기타 허브를 넣어준다. 나는 로즈메리와 통마늘을 바로 으깨 넣는 걸 선호하는데 으깨서 넣는 이유는 마늘, 후추와 같은 향채는 바로 으깨서 조리하는 게 그 향을 가장 폭발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을 줄이고 버터를 넣게 되면 카푸치노 같은 향긋한 버터 거품이 형성되는데 , 이를 숟가락으로 고기 위에 끼얹어주는 그 유명한 아로제를 시작한다. 이를 하는 이유는 팬에 닿아있지 않은 고기의 겉면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고 버터와 같이 들어간 허브의 향을 덧입혀 주는 것이다.
그리고 레스팅을 고기 굽는 시간만큼 하거나 그 절반 정도를 진행하면 된다. 레스팅을 하는 이유는 막 조리가 끝난 고기의 내부는 굉장히 뜨겁다. 뜨거운 물체의 내부에선 원자와 전자가 굉장히 미친 듯이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는데 고기 내부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친 상태에서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게 되면 펑하고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고 고기의 경우는 고기가 지닌 육즙과 향이 순식간에 빠져나가 버려 맛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지고 인터넷에 이미 정보가 많은 고기의 굽기 정도 블루레어(겉면만 빠르게 익힌 정도, 일본의 타다끼 같은 느낌), 레어, 미디엄 레어, 미디엄, 미디엄 웰던, 웰던 에 도달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구우면 되고 이 굽기를 체크하는 방법 등 등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왜 하지 않았느냐 하면 한 가지 질문을 하겠다.
'우리는 모두 같은 조건에서 같은 고기를 굽는가?'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은 대부분 비슷하다. 못하는 것을 채우려 하고 고치려 하고 다그치고 혼낸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나는 누군가를 교육하고 가르칠 때 못하는 것을 보기보단 잘하는 것을 보고 키워주려고 한다 즉, 장점을 부각해서 보려고 한다. 누군가 칼질을 하는데 속도가 굉장히 느린 대신 굉장히 정밀하고 섬세하게 재료를 손질한다 하면 '왜 이렇게 느려 더 빨리 해야지'가 아닌 '되게 정밀하게 잘하네 그럼 너 이 작업 한번 해봐'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 빠르게 써는 대신에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왜 이렇게 급해?'가 아닌 '칼질 되게 빠르네 그럼 너 저거 좀 맡아서 해줄 수 있겠나?'라고 이야기한다. 칭찬을 하고 잘하는 것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파트에 분배를 하면 굉장히 좋은 효율이 나타나고 일하는 직원은 잘하는 것을 하니 자신감이 붙어 더욱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하고 간혹은 즐기기도 하고 그렇게 팀 전체에 좋은 바이브가 형성되고 이 바이브는 그대로 매장과 손님들께 전달된다. 한 번쯤 본 적 있지 않은가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차고 신나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매장을? 그런 매장에 방문했을 때 거부감이 들었는가?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못하는 것을 다그치고 고치려 하고 집착하게 되면 그 직원의 머릿속에는 '나는 이것을 못한다'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각인되고 다른 것도 못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산다. 그렇기에 저런 생각이 무의식에 각인되어 버리면 절대 잘하게 되지 않고, 그 부정적인 바이브는 그대로 매장 전체 혹은 손님에게 전달된다. 물론 사장의 입장에서 왜 저렇게 하는지 이해가 도무지 되지 않고, 손님으로 갔을 때도 왜 이렇게 일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 시인인 테렌티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인간이다 따라서 다른 인간의 어떤 면도 내게 낯설지 않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하지만 스테이크 고기처럼 단 하나의 작은 부분도 같지 않고 모두가 각기 다른 개성과 특성과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각자가 잘하는 부분, 특출 난 부분, 못하는 부분 모두가 다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래도 춤추게 하는데 사람은 어떻겠는가? 잘하는 걸 더 잘하게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