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불안한 이들을 위하여

세상에 대한 시선

by SONEA

여느 때와 같은 출근길이었다.

집 앞에 있는 카페를 들려 시원한 커피를 산 뒤 운전대를 잡고 레스토랑을 향해 출발했다.

얼마 못 가 한 아주머니가 무단 횡단을 하여 순간적으로 내 차 앞으로 뛰쳐나왔고

나는 놀라서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주머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유유히 지나갔고 순간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왜 횡단보도도 없는 데서 저렇게 뛰어나와서 건너는 거지?'

생각이 생각을 물기 시작하였고, 덩달아 분노도 점차 커져갔다.

혼자 투덜거리며 다시 운전을 시작하였지만, 마침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변하며 멈추게 되었다.

'아 아까 멈춰서 신호 걸렸네' 하고 또다시 투덜거리기 시작하자

나는 내가 화가 나있음을 알아차리고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아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분노라는 감정이구나.

왜 이 감정을 지금 느끼고 있을까? 상황은 아까 끝났는데?

신호에 걸려서일까? 어차피 걸릴 신호였기에 걸리지 않았을까?

내 반응 속도가 좋아서 사고가 안 났잖아?, 내 차의 브레이크가 잘 작동되는 것을 알게 되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니 나 운전 참 잘하는구나!'


상황에 대해 순간 올라온 분노에게서 한 발 물러나 바라보고

스스로에게 문답을 하니 어느새 분노라는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고,

'내 차는 멀쩡하고 나는 운전을 잘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자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고, 햇살은 맑고 깨끗하게 보였으며

어느새 나는 미소를 머금고 틀어 놓은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기분 좋게 운전을 이어나갔다.


저 순간 하늘의 색이 정말 변했을까? 햇살이 깨끗해졌을까? 아니다.

하늘은 그저 흘러갔고, 태양은 그저 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했을까? 바로 내가 변했다.


어떤 물체나 상황, 세상을 바라볼 때 인간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눈으로 관찰된 것을 마음이라는 창을 통해 저마다의 생각과 기준으로 재해석하여 바라본다.

그렇기에 인간마다 사는 세상이 다른 것이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컵에 물이 절반 차있으면 누군가는 '컵에 물이 절반 밖에 없네'라 하며 투덜거리고

누군가는 '컵에 물이 절반이나 있잖아!'하고 좋아하는 것이다.

사실 컵에 물은 그저 있었을 뿐인데 각자의 해석으로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물체나 상황에 대해 저마다의 기준으로 해석하여 바라본다.

해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감정이라는 요소를 첨가하게 된다.

이 감정에 따라 하늘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리기도 한다.

때문에 감정을 통해 해석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한 발 물러나야 한다. 바로 '마음'의 시점으로 말이다.

긍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던,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던

억지로 붙들지 말고 그저 흘러가도록 놔두고

그 흐름을 관찰하며 온전히 즐기면 된다. 그럼 알게 될 것이다.

세상은 그저 펼쳐질 뿐이라는 것을, 그저 흘러갈 뿐이라는 것을.


앞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예시로 든 책상 위에 올려진 뜨거운 커피가 든 머그컵을 기억하는가?

머그컵은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다.

머그컵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