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다른 이름
봉쇄 해제 이후, 샤샤는 처음 며칠간 거의 내 집에서 생활했고, 그 후에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주 3~4일은 서로의 집을 오갔다. 우리는 다시 매일같이 서로의 몸을 탐닉했다.
하지만 그 속도는 봉쇄 이전과는 달랐다. 무언가가 어긋나 있었고, 나도 모르게 그 어긋남이 몸속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
샤샤는 달라져 있었다.
그녀는 더 애틋했고, 더 정성스러웠고, 동시에 더 집요했다.
밤에는 누구보다도 부드럽고 절절하게 나를 안았지만, 아침이면 내 휴대폰을 힐끔힐끔 보는 습관이 생겼다.
"당신, 어제 회식했다면서 왜 사진이 없어요?"
"어떤 여자랑 같이 있었어요? 위챗에 좋아요 누른 사람 이 여자 맞죠?"
그녀는 언제부턴가 내 일상 속 모든 여성의 존재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업무 연락이라며 도착한 위챗 메시지조차도 샤샤의 손에 들어가면 사건이 되었다. 처음엔 나도 설득하려고 애썼다.
“진짜야. 부장님이 갑자기 호출해서 같이 야근했어. 회식도 없었고, 그냥 라면 먹고 퇴근했어.”
“그럼 왜 전화는 안 받았어요? 위챗 확인도 안 하고.”
“지쳐서 그냥… 배터리도 없었고…”
그녀는 묵묵히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애처롭고, 분노에 젖어 있고, 간절함과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
“내가 미친 걸까, 아니면 당신이 날 바보로 보는 걸까… 가끔 헷갈려요.”
그녀는 갑자기 내 휴대폰을 뺏었다.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앱을 열었다.
통화 목록, 문자, 위챗, 사진첩, 심지어 갤러리 내 스크린샷까지.
나는 항변하지 않았다.
이미 그것이 그녀에게는 일종의 ‘안도’를 위한 의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돌려받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날 밤, 그녀는 더 격렬하게 나를 원했다.
입맞춤은 이전보다 더 날카로웠고, 손길은 더 집요했고, 그녀는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조여왔다.
그녀는 육체를 통해서라도 나를 소유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나는, 점점 무기력하게 그 모든 걸 받아들이게 됐다.
그 행위가 끝나고 나서, 그녀는 내 팔에 얼굴을 묻은 채 조용히 말했다.
“나는 당신을 믿을 수가 없는데… 당신 없이도 살 수가 없어요.”
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심장이 아팠다. 그것은 죄책감도, 연민도 아니었다.
그저 답답한 돌덩이처럼 무겁게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주 혼잣말처럼 말했다.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처음처럼... 정말 사랑했던 그때로."
그럴 때면 나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때가 진짜 사랑이었는지 점점 헷갈리고 있었다.
우리가 열망했던 건 서로가 아니라, 그 열정과 외로움을 채워주는 감정의 환상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가끔 내 옷에 얼굴을 묻고 향기를 맡았다.
"이건 내 냄새야… 맞지? 다른 여자 냄새는 아니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에 대답하는 순간, 어떤 감정의 균열이 명확해질 것 같았다.
우리의 관계는 이제 질문과 대답이 아니라 확인과 확인의 연속이었다.
사랑은 집착이 되었고,
집착은 두려움이 되었고,
두려움은 통제와 의심으로 번져갔다.
하루는 그녀가 울면서 말했다.
“당신이 떠나버릴까 봐 매일 무서워요. 내가 너무 무거운 거 알아요. 근데… 어떻게 해요. 당신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는걸.”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내 안에 있던 어떤 감정이 조용히 죽어가는 걸 느꼈다.
그녀를 사랑하고 싶었지만, 나는 점점 그녀를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녀도 나를 사랑하면서 파괴하고 있었다.
나는 일상 속에서 자주 멍해졌다.
엉뚱한 시간에 커피를 데우고, 업무 메일을 중간에 지워버리기도 했다.
상하이의 여름은 점점 더워지고 있었지만, 내 속은 서서히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둘 중 하나가 먼저 숨이 막혀버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