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접수 후 일상
3모를 시작으로 중간고사, 5모, 6모, 기말고사, 7모, 9모, 수시접수, 10모, 수능까지 일 년 내내 돌시(돌아서면 시험)다. 지금은 수시접수 후 10월 모의고사와 수능만을 남겨둔 상태다. 엄마들은 더욱더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구간이지만 수시접수를 마친 학생들은 잠시 늘어지는 시기이다. 정시까지 달려야 하는 학생은 긴 수험기간에 지치기 시작하고, 수능최저조건이 없는 수시접수를 한 학생들은 대입이 끝났다고 착각에 빠진다. 사실 수능최저가 없는 수시를 접수했더라도 합격보장이 없기 때문에 수능날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데 수시접수 후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교실의 조용한 면학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수능시험준비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과외나 학원도 대폭 줄이고 기출문제풀이 위주의 자습시간을 최대로 늘린다. 고3엄마들의 픽업이 현저히 줄어든다. 나의 경우에도 주 5회 했던 픽업이 주 1~2회로 줄었다. 저녁식사를 챙겨 준 후 대부분 독서실을 가기 때문에 저녁에 2시간 이상 자유시간도 생긴다. 수능날까지 아이를 응원해 주는 일만 남았다. 문득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카톡을 열었다.
(학부모 모임을 통해 친분이 생겨 연락하는 엄마들의 단톡방이다. 아이들끼리의 친분과 별개로 엄마들끼리 마음이 맞아서 오래가는 모임이다. 재수생, 반수생, 고3자녀가 골고루 있어서 서로 정보도 나누고 응원하는 내용의 대화를 많이 나눈다. 한동안 활발했던 단톡방이 수시접수를 앞두고 9월 초부터 조용했었다. )
**맘 : 수시접수 모두 잘했지요?
00맘 : 우리 수시접수 때문에 다들 긴장해서 조용한 거죠? 나도 접수 다 했지요, 마지막날에 경쟁률 보고 넣었어요
++맘 : 아유~ 우리는 6 논술이랑 정시예요, 논술에서 결판이 나면 좋겠어요
!!맘 : 울 아들은 재수학원 기숙사에 있어서 위문방문 하고 왔어요, 얼굴이 반쪽이 되어 안쓰러워요
##맘 : 수시접수를 끝내고 나니까 너무 불안하고 떨려요
**맘 : 저도요~~~ 너무 떨려요... 잘한 건지도 모르겠고 이제 기다리는일 만 남았네요.
00맘: 다들 뭐 하고 지내세요? 12월 결과까지 어떻게 기다려야할지 모르겠어요
엄마들의 수다는 아이들의 건강보조제와 영양수액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체력이 떨어지는 자녀를 위해 영양제도 먹이고 주말에는 병원에 방문해 영양수액도 맞는다고 한다. 최근 둘째가 스스로 영양제를 찾아먹는 모습을 보고 나도 놀란적이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도 그렇다고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짠했다. 이제 엄마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수의 엄마들이 여러가지 주제의 챌린지를 하고 있었다. 수능 100일 전부터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는 엄마도 있고, 성경 읽기를 매일 하는 엄마도 있고, 108배를 매일 하는 엄마도 있었다. 왜 가만히 못 있고 이렇게 열심히 지내시는 거냐고 물어보았다. 수험생에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보니, 마음을 다해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모든 일들의 바탕에는 입시 성적이나 대학 합격을 넘어서, 결국은 우리가 아이가 힘들지 않고 이 시기를 지나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깔려있었다. 엄마들의 그 마음들이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걱정 어린 잔소리보다, 불안해하는 걱정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마친 후 남은 기간 나도 챌린지를 하기로 다짐했다.
‘수능날까지 남은 45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스픽영어공부를 하는 것과 2주에 한번 브런치글을 올리는 것‘
잘할 수 있을까? ^_^ 함께하는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