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루틴 변경하고 둘째 수시에 집중하기
'대출 중인 도서가 연체 중입니다.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어 연체도서를 반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점심시간에 밀린 문자를 확인하다가 발견한 문자였다. 문자를 천천히 다시 읽어보았다. 날짜를 확인해 보니 7일이나 연체가 되었고, 도서반납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오늘 반납하더라도 앞으로 일주일간 대출할 수 없다는 내용이기도 했다. 평소에 대출은 읽을 수 있는 정도만 하는 편이고, 반납일이 다가오면 다 못 읽더라도 일단 반납을 하고 다시 빌렸기 때문에 몇 년간 하루이상 연체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일주일이나 지난 ‘대출도서 연체 중‘ 문자는 나에게 충격이었다.
이것을 계기로 최근 나의 생활을 되짚어 보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너진 수면패턴이었다. 여름방학 무렵부터 픽업시간이 바뀌어 둘째의 귀가픽업을 밤 11~12시 사이에 하고 늦게 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달 이상 잠자는 시간이 늦춰지다 보니 이른 아침 일어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내가 지켜오던 모닝루틴이 깨지기 시작했다. 밥 하기, 청소하기 등 살림의 80% 이상을 아침에 해결했었는데, 그 일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정리안된 집을 대충 정리하게 되고 점점 무기력해졌다. 무기력증은 겨우 하나 하고 있는 운동인 필라테스와도 멀어지게 했다. 주 2~3회는 꾸준히 갔었는데, 주 1회도 못 지키는 지경이 되었다. 만성 목디스크통증도 더 심해졌고, 통증이 심해지니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아 졌다. 결국 도미노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상 속의 해야 할 일들이 연체되는 중이었다.
나의 알람은 항상 아침 5시 30분에 울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전 집안일을 하고, 보고 싶은 책을 보거나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 사실 하루 중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늦게 자더라도 기상 시간을 유지하고 싶었고, 시간을 변경하지 않고 있었다. ‘오늘만 더자고, 내일부터는 꼭~(일어나야지)’ 이라며 하루씩 미루다가 알람만 끄고 다시 잠드는 아침을 한 달 이상 방치했다. 안 되겠다 싶어 십 년 이상 유지했던 기상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 오전 6시 30분으로. 계획을 하고 지키지 못하는 일상은 나에게 무기력감을 주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는 중요한 둘째의 입시를 잘 서포트하기 위해 나만의 할 일은 최소한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제 곧 수시접수가 시작될 테고, 접수마감까지는 수시원서 6장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정한 나의 일상루틴 하루째다. 마음을 좀 비우고 할 일을 적게 정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능동적으로 지키며 둘째와 함께 남은 입시를 잘 치러야겠다. 찾아봐야 할 정보도 많고, 찾아가서 들어야 할 대면상담이나 박람회가 아직 남아있다. 첫째 때를 돌이켜보면 수시접수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일, 2차 면접일, 최종 발표일까지의 기간에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오로지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수능 이후 발표일까지는 매일 잔잔한 긴장이 스며들어있어 더 어렵다. 쫄보라서 더 그렇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시일정을 생각하니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한다. 선택의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 부담감과 선택 후 결과를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이제 수시 시작이구나’.
고3 현역들은 지금(8월 셋째 주) 1학기 생활기록부 마감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담임선생님이나 교과목선생님들과 함께 오타나 오탈자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마무리 작업을 한다. 또한 모든 내신성적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통하여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라인과 실제 지원 가능한 대학라인을 구체적으로 점검한다. 그 과정에서 기대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아쉬움과 좌절을 겪기도 하고, 반대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희망을 품기도 한다. 수많은 고민과 선택의 갈등이 있는 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올해의 남은 날들은 할 일을 간소화하여 밀리지 않는 일상을 유지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둘째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