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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직접 키워주셔야 할거 같습니다.

by 이은정 Feb 09. 2025


-어머니께서 자꾸 간섭하시니까 영준이 버릇만 나빠지고 있어요. 영준이도 자꾸 엄마랑 할머니가 일관성 없이 훈육하니까 헷갈려하고 할머니가 더 윗사람인 거 알고 제말을 잘 안 들으려고 해요. 이제 저도 힘들어서 못 키우겠어요. 제가 몇 번이고 어머니께 그러지 말아 달라고 저와 영준이 사이 위해서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자꾸 이렇게 중간에서 간섭하실 거면 그냥 어머님께서 영준이 키워주시는 게 모두를 위해서 나을 거 같습니다.


-내가 이제 와서 영준이를 어떻게 키우니!

뭐를 그렇게 간섭했다고 그러니 너는! 네가 맨날 애를 너무 무섭게 하는 거 같아서 할미가 좀 달래주는 게 잘못이니? 나는 애들 그렇게 안 키웠어도 다들 잘 컸다. 영준이 애기 때도 말만 잘 듣고 잘 컸는데 너는 애를 왜 그렇게 무섭게 키우니. 저번에도 그랬고 내가 네 친정엄마 계실 때도 그렇고 사랑으로 키워달라고 하지 않았니.


-어머니 무조건 오냐오냐 받아주는 게 사랑은 아니에요. 할머니가 맨날 잘한다 잘한다 하시니까 애가 버릇이 없잖아요. 어린이집에서부터 지금 초등학교 입학해서 2학년 될때까지 학부모 상담할 때마다 듣는 소리가 뭔지 아세요?

집에서 주의 좀 시켜 달래요. 영준이가 엄마 없다고 할머니랑 아빠가 어릴 때 다 받아주고 키워서 버릇이 없는 건 맞잖아요. 그걸 바로잡아줘야지 그냥 두는 게 사랑으로 키우는 건 아니잖아요.


-애가 성격이 원래 밝아서 그런 거고 지애미가 애기 때 두고 나가서 안쓰러운 건 사실이잖니. 그래서 내가 좀 어리광도 좀 받아주고 너한테 혼났다고 하면 엄마말 잘 들으라고 달래도 주고 한 게 뭐 그리 간섭하고 애 버릇 나빠지게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할머니랑 처음부터 애착형성이 돼있던 영준이를 위해서 갑자기 단절시키는 것도 안 좋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주말에는 할머니 댁에 종종 다녀왔는데 그때마다 아이가 집에 오면 힘들어했다.


할머니와 엄마의 양육방법이 달라서 아이가 힘들었던 거 같다. 그렇다고 안 보내자니 할머니랑 영준이가 서운해하고 할머니한테 단단히 부탁을 드리고 보내도 도통 통제가 안되고 집에 데리고 오면 애 혼내지 마라 잘 먹여라 사랑으로 키워라 온갖 간섭에 지칠 대로 지쳐갔다. 결국 나는 시어머니께 선포했다.


-자꾸 간섭하시고 안도와 주실 거면 직접 데려다 키우세요. 안 그러면 저도 이 가정 못 지킬 거 같습니다.


(“가슴으로 낳은 아들” 브런치북을 보시면 그때 저와 영준이의 갈등 상황이 잘 나와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영준이도 할머니와 있어야 더 자유로울 수 있겠다 싶었는지 할머니 댁으로 흔쾌히 간다 해서 아이를 어머니댁으로 전학시켰다.


이때까지도 어머니는 모르셨다.

애기 때 아장아장 말 잘 듣던 영준이, 주말에 가끔 만나는 귀여운 손자 영준이가 이제  얼마나 말 안 듣는 초등학생남자아이가 되어 키우기 힘들어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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