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치유

불안한 마음을 치료하기로 했다.

by 은나무


평화로운 일상이 조용히 흘러가던 어느 날.

수연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기억과 감정들이 하나둘씩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무게로 수연의 내면을 흔들었다.




새벽, 수연의 방.

창밖은 아직 어스름한 빛으로 가득했지만 수연의 심장은 밤보다도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

가만히 누워 눈을 감아도 머릿속에선 걱정과 불안이 쉬지 않고 속삭였다.

‘이 평화가 깨지면 어떡하지?’

‘지금 이 순간이 끝나버리면?’

불안은 수연의 온몸을 차갑게 감싸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수연은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고 온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두 눈은 감고 싶었고 눈물이 차오르는 것도 막았다.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속삭였지만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며칠간 이어진 불안과 무력감.

며칠이 흘러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밝은 낮에도 무기력과 초조함이 수연을 붙들었고

가족들과 함께 웃고 이야기할 때조차 마음 한편은 무거웠다.

현수와 재민의 웃음소리가 평화롭게 들릴 때 그것을 깨뜨릴까 두려워 조용히 숨죽였던 날도 있었다.


밤이 되면 불안은 더 심해졌다.

잠들고 싶었지만 불면은 끝나지 않았고

수연은 뒤척이며 괴로운 마음을 애써 달랬다.

‘이대로는 안 돼.’

그 생각만큼은 분명했다.




결심, 그리고 첫걸음.

어느 날 수연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피곤한 눈동자, 파인 얼굴선.

‘이대로 무너지면 안 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수연은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기로 했다. 대부분 병원은 한 달 정도 예약을 기다려야 했다.


오래도록 버티고 드디어 병원을 찾았다.

병원 대기실은 낯설고 어색했다.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한 걸음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의사는 차분히 증상을 들었고 필요한 검사를 권했다. 처음 시작한 약물 치료는 낯설었지만 조금씩 몸과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함께 시작한 상담 센터에서의 치료.

수연은 상담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다.

부드러운 조명과 따뜻한 분위기가 그녀를 맞았다.


상담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서 오세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수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겪어온 삶을 한 조각씩 꺼내놓았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새아버지와의 힘든 시간

밤에 웃음을 팔며 힘들게 일했던 일 지옥 같던 동거 생활 도망쳐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 견뎌온 마음속 상처들.


상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과 이해로 수연의 이야기를 품어주었다. 그렇게 수연은 조금씩 마음속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난 혼자가 아니구나. 지금껏 담담히 잘 살아냈구나.'

이 작은 깨달음이 수연의 마음을 조금씩 따뜻하게 만들었다.




수연은 이제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수연은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앞으로 펼쳐질 날들 속에서

수연은 진정한 희망과 평화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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