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일상의 기록

by 은나무


둘째가 어느 정도 자라 두 돌이 막 지날 때쯤.


서로의 다름을 조금씩 인정하고 노력하며 어느새 진우와 수연의 가정에도 작은 평화가 스며들고 있었다.


수연과 진우는 전처와 함께 살았던 집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시로 이사했다.

새롭게 마련한 아파트는 이전의 낡고 좁은 공간과는 달리 햇살이 잘 들고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사 첫날 새 아파트 거실>


박스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지만 수연의 마음은 묘하게 차분했다.

여보 이제 정말 새로운 시작이야.”

진우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수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이곳에서 모든 걸 지워내고 새롭게 살아가기로....




<시간이 흘러 평범한 일상의 시작>


수연은 둘째를 임신하면서 미용 일은 하지 않았다.


새로 이사 온 낯선 동네에서 새로운 이웃들을 만나고

가끔 마트에서 아이들과 마주치거나 자주 얼굴을 익힌 주민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매일 반복되는 육아와 살림 때론 지치고 외로웠지만,

그 일상이 주는 안정감에 수연은 감사했다.




<어느 새벽, 아이들이 잠든 후>


수연은 조용히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게 정말 현실일까?”

가끔은 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꿈인 것 같기도 했다.

지나온 아픈 시간들이 너무 깊어 지금 이 순간이 믿기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분명한 믿음이 자라났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야. 나는 여기서 살아가고 있어.”


수연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다시 오늘 하루를 시작할 힘을 다졌다.




<아침의 햇살>


수연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은 그렇게 이어졌다.

희망과 작은 행복이 쌓여가는 매일 속에서 그녀는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다.


새벽 햇살이 부드럽게 커튼 사이로 스며들고 고요한 집 안에 따스한 빛을 내린다. 수연은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조심스레 바라보다가 부엌으로 향한다.

뜨거운 물이 주전자에서 끓는 소리가 작게 울리고 커피 향이 서서히 공간을 채운다. 창밖으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위로가 된다.




<아이들의 아침>


“엄마…” 잠결에 흐트러진 머리를 만지며 현수가 조용히 속삭인다. 수연은 웃으며 아이를 안아준다.

아직 몽롱한 아이의 눈망울 속에 묻어난 순수함이 수연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조용히 아이들을 깨우고 함께 차려낸 아침 식탁은 작은 소란과 웃음으로 가득하다.

현수와 재민이가 다투기도 하지만 수연은 다정한 말로 다독이며 조용한 평화를 지켜낸다.




<살림과 일상>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온 수연은 집안일을 시작한다. 빨래를 넉넉한 햇살 아래 널며 가벼운 음악을 틀고 마음을 달랜다.


작은 정성들이 모여 집을 따뜻한 공간으로 만든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 때때로 창문을 열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오늘도 잘 버텼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웃과의 소소한 인연>


마트에서 만난 이웃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동네 산책길에서 마주친 반려견과 잠시 눈 맞춤을 한다.

“수연 씨, 아이들 잘 크고 있네요.”

“네, 덕분에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행복해요.”

짧은 대화지만 마음 한편에 따스한 온기를 남긴다.




<저녁의 평화>


저녁이 되어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 숙제를 도와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웃음꽃이 핀다. 현수가 동생에게 살짝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목욕을 마치고 누운 아이들을 바라보며 수연은 하루의 피로를 살며시 내려놓는다.




<밤의 고요 속에서>


아이들이 잠든 후 거실 소파에 앉아 하루를 돌아본다.

지나온 길을 떠올리며 마음 한구석에 묻어뒀던 아픔과 불안도 조용히 스며든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음을 안다.


‘그래도 나는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

수연은 조용히 눈을 감으며 내일을 위한 작은 다짐을 마음속에 새긴다.




수연의 평범한 하루 속 작은 순간들에 깃든 따뜻함과 단단함은 그녀가 그려나갈 앞으로의 길을 환하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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