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다 사랑에 빠졌다.
이 이야기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일상 어디에선가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서른여덟, 내 인생은 지루했다.
아침에 눈뜨면 출근 준비, 미용실에서 하루 종일 손님 머리를 손질하다가, 퇴근하면 집에서 밥 먹고 TV 보다가 잠드는 패턴.
두근거림이란 단어는 이미 내 삶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무심코 켜둔 드라마 한 편이 내 심장을 흔들어버렸다.
화면 속 남자.
이름조차 낯선 신예 배우였다.
그런데 웃는 얼굴이, 대사 한 줄이, 마치 스무 살 때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던 순간처럼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뭐야, 애송이잖아… 왜 이렇게 설레는데?’
검색해 본 그의 나이는 서른둘.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렸다.
순간 핸드폰을 던지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밤마다 그의 영상과 기사를 뒤적이며 잠드는 ‘덕질 인생’에 발을 들여놓고 말았다.
처음으로 팬클럽에 가입했고, 처음으로 팬미팅에도 갔다.
내 또래 팬들은 거의 없었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그의 웃는 얼굴을 실제로 보는 순간, 심장이 또다시 쿵 떨어졌으니까.
그러나 두 번째 팬미팅에서, 티켓팅 전쟁에 처참히 패배하면서 인생은 뜻밖의 코미디가 되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세 번의 송금을 거쳐 사기단에게 모든 걸 털린 뒤 술에 취해 이렇게 다짐했다.
“다시는… 다시는 연예인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꿈에서 나는 그를 매일 만났다.
서른여덟의 나와 서른두 살의 그가 연인이 되어, 마치 현실처럼 웃고, 사랑을 나누었다.
눈을 뜨면 모든 건 사라졌지만, 밤이 오면 또다시 시작되는 달콤한 연애.
나는 매일같이, 그 꿈을 기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