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를 문제아라고 불렀다.
어느 날부턴가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았고, 엄마에게 대들기도 했으며, 학교에서 선생님과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갑자기 변해버린 아이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반항이 아니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꿈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가고, 언젠가 의사가 되고 싶었다.
책을 펴면 마음이 설레었고, 시험지를 받을 때마다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꿈은 단 한 사람의 말 앞에서 산산이 무너졌다.
저녁이면 집안 가득 술 냄새가 배어들었다.
새아버지는 밥상에 앉아, 흐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그리고 늘 같은 말을 내뱉었다.
“너는 대학 못 가.
나는 너 대학 보낼 돈도 생각도 없다.”
그 말은 저주처럼 반복되었고, 결국 내 마음속에 깊이 박혀버렸다.
처음에는 반박하고 싶었다.
‘아니야, 나는 꼭 공부해서 대학 갈 거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힘조차 잃어버렸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나는 어느 날 펜을 내려놓았다.
책장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어차피 못 가는데 뭐 하러 애쓰나.’
그때부터 공부는 의미를 잃었다.
열심히 해서 빛을 내고 싶던 마음은 사라졌고, 대신 분노와 허무함이 자리 잡았다.
겉으로 보이는 나는 게으른 아이, 대드는 아이였지만, 사실은 희망을 잃고 절망에 짓눌린 아이였다.
제가 어릴 때 문제아로 보였던 이유는 단순히 반항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겉으로는 공부를 포기하고, 대들고, 게으른 아이 같았지만 사실은 희망을 잃은 아이였습니다.
“너는 대학 못 가”라는 말이 반복되면서 꿈이 무너졌고, 결국 방황으로 드러난 것이지요.
돌이켜보니, 그때 누군가 제 마음을 알아주었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혹시 아이가 무기력해지거나 반항할 때, “왜 이럴까?” 하기보다
“혹시 저 아이의 마음속에 무슨 상처가 있는 걸까?” 하고 한 번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때 그 말이 듣고 싶었습니다.
“괜찮아, 나는 네 편이야.”
그 한마디가 있었다면 제 마음은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