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끝에 빛이 있었다.

by 은나무


그렇게 가시 박혀 있던 내 아픈 상처들이

하나씩 치유되어 갈 때
내게는 한결이 엄마를 비롯해서 점점 더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온통 눈치를 살피며

밉보이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헤어지고 나면 오늘 내가 실수한 건 없나…
그런 생각들로 매번 피곤해져서
누구를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게 정말 싫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편견 없이 대해주며 내 삶을 편하게 나눠도
눈치 보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친구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봐주며
용서와 용납이 너그럽고
삶의 치열한 경쟁이나 시기·질투가 없고
나를 돋보이기 위해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관계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나는 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갔다.



나는 스스로를

“장하다, 기특하다, 잘하고 있다”
체면을 걸었지만 사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부모를 잘못 만나 실패한 인생이고
더럽고 망가진 지난날 내 모습이 초라하고

부끄러워 감추고만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플 때마다 상처를 외면하고
가시를 하나씩 내 몸에 심고 있었던 것 같아서
내 스스로가 더 안쓰럽고 눈물이 났다.



그렇게 눈물로 나를 치유해 가며
신뢰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 안에서
또 이전 친구들과 건강한 관계를 회복해 가며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갔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소심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내가 자라온 시간들이
나를 위축시키고 자신감 없게 만들어 버리고
점점 작아진 것 같았다.



나는 사실 눈치 보는 게 아니라
상황과 주변을 싹싹하게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눔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언제나 대범하고 당찼다.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하고 사교적이고 웃음이 많고
타인을 배려하고 긍휼함을 가진 따뜻한 마음까지 겸비한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조금씩 발견해 갔다.



나에게 거짓 생각을 심어주는 나쁜 생각의 씨앗들을 뽑아내고 이전의 나도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걸어온
다져진 시간들이었다는 걸 인정하니
있는 내 모습이 예쁘고 자신감이 생겼다.



새로 알게 된 친한 동생이 나보고

“언니의 근자감은 어디서 나오냐”
우스갯소리를 종종 한다.
이제 내가 두려움 없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걸어온 삶의 용기 때문이다.



나는 내 삶을 세상 밖 빛 가운데 내어놓고
나와 같이 어둠 속을 헤매거나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의 빛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간 하루하루 죽어야 끝나나 절망 가득한 삶도

내 삶이었고 행복한 시간도 내 삶이었다.
모든 것이 나였다.



지나오면서, 앞으로도 내게 펼쳐질 일들이
빛 가운데 소망으로 채워질 날들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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