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레드가 날 의심하고 계정을 차단했다.

by 은나무


스레드 계정을 만들고 두 달 동안 글을 올리며

작가로서 은나무를 알리려고 소통을 해왔다.


짧은 글이었지만, 나는 마음을 담았다.
누군가의 스크롤 속에서 잠시 멈추게 하고 싶었고
작은 한숨을 닦아줄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평범하게 쓴 글 하나가 갑자기 조회수 2만을 넘겼다.
또 다른 글이 몇만 회를 찍었다.
잠깐 기쁘고, 조금 설레었다.
‘아, 누군가에게 닿았구나.’
그 사실만으로 고마웠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회수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이유로
글이 자동 삭제되었고,
며칠 뒤.

오늘 갑자기 계정이 정지되었다.

“기술 기반 판단 결과, 회원님의 활동이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나는 조작하지도 않았고, 위반할 것도 없었다.
그냥 글을 썼을 뿐이다.
나의 진심에 의심을 받은 기분이었다.

억울했다.
너무 억울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또한 기쁨의 반대편에 붙어있는 그림자 같은 일이다.

숫자가 내 글의 가치를 증명해 준 날.
숫자가 나를 의심하게 만든 날.

그 사이에 나는 있었다.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서야 하는 사람으로.

그래서 나는 또 계정을 만들었다.
다시 처음부터 쌓는다.
아니, 사실은
전혀 처음이 아니다.

최근 30일 동안 48만 회의 조회가 있었다는 사실.

두 달 동안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었다는 사실.

짧은 글 한 줄에 공감하고 댓글을 남겨준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

그 모든 기록과 마음은
이미 내 안에 남아 있다.

플랫폼이 날 의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왜 쓰는가?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왜 계속 쓰는가?
누군가에게 닿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쓴다.
누군가의 하루를 살짝 덜 무겁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숫자에 의심받은 하루.
그래도 나는 쓴다.

나의 글을 읽어주는
당신을 믿으니까.


2달동안 만든 내 계정 ㅠㅠ , 재고요청을 해도 계속 오류만 났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0화[ 여자, 엄마 그리고 나 ] 추천 서평 임경주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