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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장녀 생존일기(2)

[별밤 작가]

by 은나무


(2. 1500만 원으로 5억 집을 산다고???

돈이 남아서 차를 뽑아???)


5년 전의 일이다.
남동생이 청약에 당첨이 됐다.

지방이라 가능했지만 기쁨도 잠시,
당장 계약금 5000만 원을 구해야 한단다.
..



그들의 자산이력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사랑끼리 만나 군대 전역 후 1년 아르바이트해서 돈 모아 2012년 결혼, 자본금 500만 원
운 좋게 전셋집 1800만 원에 얻음 대출 80% 가능해 약 1400만 원 대출받음.



매달 돈을 모아 가전과 가구를 하나씩 삼
그렇게 알콩달콩 살다가 2017년 아이 출산
모은 돈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천만 원은 모으지 않았을까 기대를 해봤지만 모은 돈은 전세금 오롯이 1800만 원과 몇 백만 원이 전부였다.



남동생은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일단 누나가 총 2억을 빌려주면 내가 그걸 5년 뒤에 갚을게
계약금 5000만 원이니 먼저 누나가 2000만 원만 빌려줘
어머니랑 장인어른께도 빌릴게
남은 1000만 원은 그 사이에 모아볼게


오호 가능한 방법인데?

이 누나가 남편과 이혼해 살던 집을 내어놓고

길바닥에 나앉으면?
엄마랑 작은누나는 뭐래?
. 말도 안 되는 소리래 포기하래 근데 우리도 집은 있어야지!
며칠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방법이 나오지 않아서 포기를 종용했다.



"적어도 집값의 20%는 갖고 사는 게 맞는 것 같아 계약 금도 없는데 집을 사는 건 아직 안될 것 같아."



남동생은 시무룩하게 전화를 끊었다.



뒤에 들었지만 그때 결국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5000만 원을 갖고 계약에 성공했고, 열심히 둘이 돈을 벌어가며 중도금을 내다가, 부족한 건 중도금 대출을 받다가 하며 결국 입주했다.



기특했다.

상황을 모르고 집을 사지 못하게 한 것도 미안했고,

그럼에도 잘 살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 말을 듣기 전까진
"누나 나 입주했어. 집값도 2억이나 올랐어! 대출도 많이 나오더라? 그래서 대출도 더 많이 받아서 차 바꿨어!"



차를? 그래 중고 구형 소나타가 20만 킬로를 탔으니 오래되긴 했지.
헌데 대출을 분양가만큼은 해주더란다
그래서 신이 나서 대출 왕창 받아 8000만 원 넘는 제네시스 G80으로 샀단다.



아이고.
그들은 몰랐다.

아이를 키우며 둘이 맞벌이를 오롯이 십 년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역시나 이후 한 명의 월급을 오롯이 대출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중간중간 위기가 많았다.



남동생이 월급을 못 받는 일도 있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에 올케가 일을 할 수 없을 때가 있었고, 남동생이 갑자기 실직을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차를 팔아야 하나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하지만 그렇게 동생은 사회를 배우고 있다.
"누나 내가 공무원도 아닌데 실직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고 너무 안일하게 살았어 나 이번에 엄청 느꼈잖아 역시 중후해."
그들은 여전히 잘 살아내고 있다.



큰누나인 내 속만 터질 뿐.



[저자 소개]


극내향인. 삼 남매의 장녀이자 삼 남매를 키우는 40대

어머니.


https://brunch.co.kr/@bbboooks


[도서출판 별밤]의 대표님


우리의 첫 전자책을 세상에 꺼내 놓을 수 있게

자신의 모든 걸 갈아 넣어 도와주신 언제나 든든한

별밤의 엄마! 우리들의 대장!


여러 사람들의 다양함을 발견해 주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칭찬대장 별밤 엄마

언제나 감사해요!!


우리들 각자 하나하나 이렇게 까지 성장하고

또 계속 쓰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대표님 감사해요.


별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게 중심에 함께 계신

대표님 언제나 사랑하고 감사해요!

우리 오래도록 별밤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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