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각종 양식 소스들과 이태리 요리의 기본이 되는데 우리에게는 그보다 더 독특하고 맛있는 재료들이 많다.
느끼한 서양 향신료와는 달리 톡 쏘는 맛이지만 매콤향긋한 향을 자랑하는 고수에 비할법한 우리의 풀데기들이다. 채식과 비거니즘의 선두주자격인 불교의 어느 비구니스님은 가장 좋아하는 반찬으로 제피간장을 꼽는다. 오신채인 파종류를 못 드시는 것도 있지만 사계절 철마다 색이 다른 제피의 잎과 열매를 계절마다 보급하지 못하면 병이나곤 하셔서 결국은 집앞에다 줄을 세워 옮겨 심고야 마는 것을 보았다.
요즘 사람들은 비빔이라 하면 매운 고추장을 마지막에 꼭 넣어 비비기를 많이 하는데 다른 맛을 다 상쇄해버리기도 하지만 위의 소스들은 취향껏 고추가루를 추가해도 본래의 풍미와 싱그러운 식감을 죽이지 않는다.
제피는 예부터 기생충을 없애거나 하는 민간적 효능외에도 많은 영양학적인 잇점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마을잔치에 빠지지 않는 빨간 장떡을 부치거나 각종부침개에서도 제 역할을 해왔다. 사시사철 대용품으로는 부추가 있다.
부추는 비빔간장보다 더 다양하게 많이 이용되기도 한다.
부추전과 빨간 장떡
참고로 제피간장은 봄에는 초록잎으로 여름엔 초록 열매로 가을엔 누렇게 단풍든 제피로도 만드는데 그 중에 최고는 낙엽진 가을제피라고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