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lish 10시간전

풀데기 고수 입문서

고수에 질겁하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


고수의 정통성을 찾아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수를 만났을 때 그 향에 식겁하던 시절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럴 때 나를 고수의 맛으로 이끌어 준 채식의 권위자님의 가르침을 여기에다 옮겨보고자 한다.


고수는 베트남 쌀국수에나 나오는 이국적이고 야리꾸리한 향신초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고수는 옛날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밭에 심어 먹는 풀들 중의 하나였다. 나는 기억에 없지만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미 어린 시절 고수를 밭에서 베어다 찬으로 먹어본 기억이 있을지 모른다.

고수는 향이 꽤 짙은 풀로 일부 남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피나 방아 또는 달래와도 같이 다양한 영양학적 한의학적 이점을 보유한 아주 유용한 요리 재료이다. 한번 빠지면 이 셋 없는 상추쌈이나 부침개나 된장국, 김치는 밋밋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내가 고수를 맨 처음 즐겨본 아니 그것에 빠져버린 시작은 고수와 상추쌈이었던 것 같다.

텃밭에 직접 씨를 뿌려 키운 것을 상추와 함께 쌈으로 내주셨다. 그날은 구워 먹는 치즈와 함께였다. 갓 한 밥을 상추에 올리고 치즈와 고수를 얹어서 집에서 만든 된장으로 간하여 먹은 맛이란.. 치즈와 된장이 왜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되는 맛이다. 고수는 고소하다. 아삭아삭 식감은 덤이고. 토종고수는 베트남고수보다 더 싱싱하고 고소하고 달다.


그다음은 적당한 간의 한식 기본양념에 버무린 고수겉절이이다. 배추겉절이나 상추겉절이와 양념은 같다. 간장, 깨소금, 고춧가루, 약간의 식초, 참기름, 그 외 취향 껏의 양념에 밭에서 갓 따온 고수를 씻어서 그냥 또는 상추와 함께 버무리면? 고소하고 맛있고 질리지 않는 겉절이계의 신세계, 최고봉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은 김치인가 샐러드인가,.

두 가지면 이제 고수의 세계에 흠뻑 빠져 모든 음식에 고수를 얹을 준비가 되었다. 그다음은 먹고  즐기면 된다.

사진은 차후에 추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경계를 허물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열매는 생각보다 더 달다.

목요일 연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