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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QUE Oct 29. 2024

흡연자는 부지런하다

44. 이렇게나 귀찮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금연 후 체력이 좋아진 것 같아 호기를 부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 한라산 등반이다. 오늘 내려가 하룻밤 자고 내일 새벽에 일어나 한라산에 오를 계획이다. 대략 8시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만 오지 않으면 수월할 것 같다.


공항에 오면 늘 비행기를 타기 전에 담배를 피워야 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숙제를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특히 해외로 나갈 때는 더욱 그렇다. 담배를 피우면서 해외 출장을 60여 번이나 다닌 것도 참 신통하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편하다. 공항에서 담배 피우기 위해 흡연공간을 찾지 않아도 되고 그곳에 다녀오기 위해 걷지 않아도 된다. 김포공항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 대부분의 공항이 흡연실을 찾기 힘들고 때에 따라서는 트레인도 타야 한다. 그래서 흡연자 커뮤니티에는 공항별 흡연실 위치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공항 면세점에서 담배 한 보루를 사서 간다. 이것도 들도 다니는 게 제법 귀찮다. 목적지에 도착해선 빠르게 짐을 찾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한다. 일행이 기다리든 말든 난 어서 빨리 끽연에 들어가야 한다.


호텔에 도착하면 흡연이 가능한 방을 달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없다. 그러면 밖으로 나와서 피워야 하는데, 이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특히나 추운 겨울엔 더욱 그렇다. 그런데 난 이제 그런 수고와 귀찮음에서 해방됐다. 흡연의 속박에서 풀려난 것이다.


오늘은 음주하지 말고 일찍 자야 한다. 내일 6시에 일어나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한다. 오늘을 위해 무려 나흘이나 음주를 하지 않았다. 하산 후에 컨디션 좋으면 한 잔해야겠다.  



금연 44일


증상

술을 사흘째 마시지 않았더니 그나마 잠을 좀 잤다. 최근 불면증 이슈는 니코틴이 아니라 알코올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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