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의 이야기

6화. 남편이 병이나니....

by 권에스더

내가 어린 시절엔 건강검진이란 개념이 없었다.

가난하니 그저 당장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았다. 병원비가 비싸니 당장 죽을병이 아니면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대부분 많이 아프면 약국을 대신 찾았다.


우리 동네에 부인은 사십 대 초반이고 남편은 오십 대 후반인 부부가 있었는데 나이차이는 좀 있었지만 그들은 옷 맞춤집을 운영하며 재미있게 사이좋게 살았다. 서로가 건강할 땐 그랬다.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엄마가 그 집 아저씨가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했다. 요즘의 뇌졸중을 그 시절은 중풍이라 했다. 혈압이 높아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말하며 심하면 거동을 못하거나 아님 반신불수가 되었다. 그 당시는 혈압약이 없어서 예방하기도 어려웠다.

그 아저씨는 증상이 좀 심해 거동을 못했다.


그 가정의 비극은 그 집 아저씨가 거동을 못하자 일어났다. 아줌마가 가게에 나가야 하니 돌보기 어려운 것은 아는데 집에 돌아오면 아저씨는 방에서 혼자 소대변을 보았다. 그러니 냄새가 심해 그 아줌마는 코를 막고 아침에 밥상만 넣어주고 나갔고 저녁에 대학 다니는 아들이 아버지를 씻기고 소대변을 치웠다.

밥도 숟가락질을 못하니 방안은 음식물로도 지저분했다. 환자가 혼자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들은 그것도 힘든데 더 힘들게 한 것은 엄마가 이제는 남편이 꼴도 보기 싫다며 젊은 남자와 바람을 피기 시작을 한 것이다. 이것이 아들을 더 힘들고 비참하게 했다.


힘든 일도 가족이 나눠하면 서로 의지도 되고 덜 힘든 것인데 이 집은 아들 혼자 짊어졌다.


아들은 2년을 아버지 뒷바라지를 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문제는 아들은 아버지뿐만 아니라 엄마도 그 과정 속에서 잃었다는 것이다.

살아는 계셨지만 아들에게 엄마는 더 이상 없었다.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함께 할 것을 서약합니다!"

다들 결혼 서약을 하고 부부가 되는데 막상 닥치면 지키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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