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의 이야기

8화. 유전자 상호보완을 위해

by 권에스더

남편은 얼굴이 잘생기고 부자였으나 키가 작았다.

그래서 부인은 키가 큰 여자로 괜찮은 대학 출신으로 골랐다.

2세를 위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키는 여러 유전자가 작용하여 결정되니 엄마를 많이 닮은 아이는 키가 많이 크고 엄마의 영향을 적게 받아도 아빠보다는 크게 된다.

유전학을 알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상대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 집은 부인이 훨씬 컸다.


바라기는 잘생기고 키 큰 아이를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같은 부모의 자식이라도 부모의 단점을 닮아 나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장점만 골라 닮아 나오는 자식도 있다. 우린 이것을 자식의 운명이 따로있다라 하는지도 모른다.


그 집이 그런 경우였다.

아이를 낳았는데 출산 때 의사가 잘못하여 다쳤다했다. 다친 곳이 목이었다.

아이가 목을 가누질 못하여 대여섯 살이 되도록 앉지를 못했다. 눈도 초점이 없었다.

그냥 눈동자가 빙빙 돌았다.

눈을 맞추고 감정을 교류할 수가 없었다.


목을 다쳤으면 당연히 몸이 마비되니 못 움직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눈의 초점은 뇌의 문제이다.

의사의 잘못만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이의 몸은 커가는데 그냥 방에 누워만 있었다.

감정교류가 안 되는 그 아이는 일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아마 그 부부의 인생계획에는 없었을 그런 아이였다.

동생들도 태어났지만 큰아들에 가려 아무 말도 돌지 않았다.


우리가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해도 이룰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아이는 10살경 죽었다.

그 아이를 봤던 동네사람들은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들 하였다.

부모맘은 어땠을지 우리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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