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남편의 선택
남편과 아내는 대학시절 단체 미팅에서 만났다.
대학졸업 때 남편은 자신의 어머님께 여자친구를 소개했다.
어머님은 무척 멋쟁이로 홀로 아들과 딸을 길러내신 분이셨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옛날인데도 어머니는 고운 화장은 물론 화려한 의상에 손톱관리까지 하시는 화사한 분이셨다.
손톱은 늘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고 계셨다.
그와 달리 여자친구는 여성스러운 외모였으나 멋을 부리지 않는 털털한 성격이었다.
남편은 가끔 여자친구가 화려하게 꾸미기를 원했다. 보고 자란 여성상이 어머니라 그런 것 같았다.
첫 만남에서 어머님은 아들의 여자친구를 보시고
"음~ 우리 아들이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구나! 몰랐네~"라 하셨다.
그 시절엔 듣기 힘든 시어머님의 멘트였다.
둘은 별 어려움 없이 결혼을 하였고 대학에 일자리를 얻어 공부를 더할 필요를 느끼자 유학을 떠났다. 유학시절은 둘 만사니 별 어려움 없이 행복하게 잘 지냈다.
공부를 끝내고 귀국한 남편은 대학교수가 되었다.
부인도 아이를 키우며 대학강의를 나갔다.
남편이 외아들이라 그랬는지 혼자 계신 어머니와 같이 살기를 원해서 30평대 아파트에서 다섯 식구가 같이 살았다. 그사이 아이가 둘이 되었다.
어머니는 연세가 있어 은퇴를 하셨지만 여전히 화려하셨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외모를 위한 씀씀이가 크셨다. 벌이가 없는데....
수수한 며느리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한 자주 딸네집에 가셨다가 오시곤 하셨는데
오실 때마다 딸이 버린다는 물건을 가져다 며느리에게 쓰라고 주셨다.
"당신은 그렇게 꾸미는데 많은 돈을 쓰시며 우리는 쓰레기를 쓰라고...."
그것이 아무래도 아직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아들을 배려한 행동이라 여기셨던 것 같다. 이런 어머님의 행동이 며느리 입장에선 싫었다.
"어머님! 이런 것 가져오지 마세요!"
"고마운 줄 알고 쓰지 어디서!"
별것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일이 고부갈등의 시작이었다. 여느 집의 갈등원인과는 달랐다.
이때부터 며느리는 시어머님 대하는 것이 싫었다.
시어머님도 마찬가지였다.
집이 좁으니 피하기도 어려웠다. 끼니때마다 마주치니 서로 소화도 되지 않았다.
시어머님은 아들에게 며느리가 이상한 사람이라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며느리는 남편에게 어머님 흉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며느리는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을 했다.
그렇게 2년을 지냈다.
어느 날 아픈 부인을 보는 남편은 선택을 했다.
잠을 못 자니 건강이 나빠진 아내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남편은 어느 날 "지금까지 우리 엄마를 참아줘서 고맙다! 원룸을 얻어 어머님을 독립시키겠다!"라 했다.
부인을 원망하지 않고 쉬흔이 다가오는 남편이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었다.
자기 아내를 먼저 택하기로....
어머니는 독립을 하셨지만 심심하면 지에 오셨다.
비밀번호를 아니 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부인의 스트레스는 더 심해졌다.
결국은 비밀번호도 바꾸고 어머님이 불쑥불쑥 들어오시지 못하게 하니 부인은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을 했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나쁜 며느리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단 아들 부부의 사생활은 엄마라도 지켜주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