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뚱뚱한 아들
아들은 아기 때부터 통통한 편이어서 길을 가면 종아리 살이 너무 예뻐 한입 물고 싶다고들 했다.
이런 아들이 캐나다에서 지낼 때는 잔디밭에서 뛰어놀고 날씨가 좋으면 걸어서 학교를 갔다가 걸어서 오곤 하니 살이 많이 빠졌다.
캐나다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 2월 초였다. 집도 좁고 날씨도 추워 밖에서 뛰어놀지를 못하다 보니 갑자기 살이 많이 쪘다.
아들이 비만이 될까 봐 신경이 많이 쓰여 아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아들은 못 먹게 사다 숨겼다. 하지만 아들은 기가 막히게 찾아먹어 어쩔 수 없이 아예 사 오지 않았다.
그랬더니 나만 말랐다.
아들은 여전하였다. 쉽게 찌는데 빠지기는 참 어려운 체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 예배시간이 되어 본채 1층에 있는 작은 집에 모였다.
아들을 보신 어머님이 "잰 누굴 닮아 저리 뚱뚱하니?" 갑자기 그러셨다.
아마 널 닮아 저 꼴이라는 말을 하고 싶으신 것 같았지만 난 많이 마른 체형이었다.
나를 비롯 친정은 마른 체격이었고 시댁은 뚱뚱한 체질이었다. 더구나 아들은 시아버님을 많이 닮아 태어난 아이였다.
동서가 자신의 남편을 가리키며 "여기 있잖아요."라 하니 어머님이 "갠 그렇게 보기 싫게 뚱뚱하지 않다!" 하셨다.
당신의 눈에 당신 자식은 괜찮아 보이고 내 아들인 손주만 문제인 것이다.
아들이 듣고 상처받을까 봐 겁이 났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 눈치가 뻔한데 어머님은 왜 그러시는지 이해가 안 갔다.
내가 보기 싫어 손주까지 다 보기 싫은 것인 것 같았다.
"시동생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며 대들자
일단락되었다.
우린 왜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인가?
이런 예배 하나님이 받으시나?
깊은 회의가 일었다.
내 남편은 왜 이런 곳에 나 만두고 무슨 연구를 그리하는 것인지...
난 상처를 이리 받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