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기도
우리는 토요일이면 모여 예배를 드렸다.
다른 것은 몰라도 믿음만은 꼭 물려주고 싶어 하시는 시부모님의 생각이셨다.
한울타리에 사니 토요일 저녁시간이면 모여 돌아가며 예배를 이끌어야 했다.
기도는 그날의 인도자가 가족을 위해 기도를 했다.
이 이야기를 하니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부터 참 부럽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난 좋지 않았다.
하루는 변기가 막혀 뚫는 사람을 불렀지만 기계로 뚫을 수가 없어서 변기를 들어내고 보니 아들이 빠트린 플라스틱 뚜껑이 막고 있었다.
그래서 변기를 뜯었다 다시 앉히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고 화장실이 시멘트조각으로 지저분해졌다. 예배시간이 다되어 아들 먼저 안채로 들여보내고 나는 하던 청소를 끝내고 가다 보니 조금 늦었다.
어머님이 기도를 하시는데 내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지 말게 하옵시고~
난 깜짝 놀랐다!
내가 시간에 늦었다고 경홀히 여긴다고 비난의 기도를 하신 것이다.
아니 기도를 빙자해하고 싶은 말씀을 날 들으라고 하신 것이다. 그것은 매 없는 폭행이었다.
이런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동서와 나를 비교하는 기도도 수시로 하셨다.
그 자리에 남편은 없어서 사정을 모른다.
어느 날 아들이 "엄마~ 할머니는 왜 맨날 작은 엄마만 칭찬해? 엄마는 왜 칭찬 안 해?"라고 했다.
"작은엄마가 교회봉사도 많이 하니까 그러시나 봐."라 대답하자 아들은 "엄마도 열심히 많은 일 하잖아!"라 했다.
어린 아들 눈에도 차별이 보인 것이다.
뭐라 말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사실은 남편도 엄마도 몰랐다.
남편한테는 말을 했는데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생각도 안나는 것이고 엄마는 걱정하실까 봐 말씀을 못 드렸다.
우리 엄마만 잠 못 주무실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