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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며느리로 산다는 것

16화. 가득 쌓인 쥐똥

by 권에스더

우리가 캐나다에서 지내는 일 년 동안 한국에서 살던 집은 비어있었다.

시댁에 관리를 부탁하고 캐나다로 왔다.

시동생과 어머님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니 환기를 위해 현관문을 낮동안은 열어두었다 하셨다.


우리 집은 바로 마당 위에 지어진 집이라 모기도 많이 들어오고 마당을 다니던 쥐도 들어오는데 그 생각을 못하시고 그냥 해가 지면 문을 닫는 식으로 관리를 하셨다.


우리가 오기 며칠 전부터 청소를 하느라 힘들었다 하셨다.


우리가 도착해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어디서 찌린 내가 진동을 해서 침대 밑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여기저기 쥐 오줌과 쥐똥이 잔뜩 있었다.


하는 수없이 아들은 마루를 닦고 마루에 재우고

남편과 나는 밤새 쥐똥을 치고 소독을했다.

방석도 쌓아두었는데 쥐가 속에 파고들어 가 갉아먹고 오줌도 싸놓고 해서 방석도 침대보도 다 버렸다.

그러다 보니 밤을 새웠다.


아침에 교회가시던 어머님이 들리셨다.

어떠냐 하시길래 쥐똥 때문에 한잠도 못 잤다 했더니 "우리가 수고한 것은 헛것이 됐구나! 괜한 고생만 했네!"라 하시며 나가셨다.


자식들이 힘든데 당신의 수고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생각만 하시다니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우신 분이었다.

청소를 하시느라 힘들었다는데 아있던 그 많은 쥐똥은 무엇인지.,

청소를 한것은 맞나하는 생각이들었다.

아님 쥐똥만 피해 청소를 했나?


그날 이후 며칠간 쥐가 옮기는 전염병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며 지냈다.

다행히 병은 걸리지 않았지만 마음이 비참했다.

쥐똥을 접하는 환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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