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병에나 걸리는 별난 나!
독일에 가서 처음으로 방광염에 걸려 아팠었다.
낯선 나라에서 갑자기 아프니 무척 당황스럽고 서럽기도 했다.
한번 낫고나도 심심하면 되풀이되어 자주 걸리는 바람에 머릿속에 스트레스로 남아있던 병이었다.
결혼 때문에 생긴 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전엔 걸려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를 낳고 괜찮게 잘 지내던 어느 날 공포의 그 병이 또 나타났다.
아침 일찍 대학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울적한 마음에 하소연 좀 하러 어머님께 올라갔다.
"제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왔어요."
"어디가 아픈데?"
"방광염이래요."
"그런 건 왜 걸리는 거야? 참, 별나다!"
할 말이 없었다.
하소연도 사람을 보고 해야 하는데...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구나 라 생각하며
병에 걸린 것을 별나다고 하시니 더 있고 싶지 않아 내려왔다.
위로도 아니고 별나다니,..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가 치매시라는 말을 전했을 때도 참 별나다고 하셨다.
일 주 후 검사결과를 보러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신장이나 다른 것은 괜찮으니 자신이 아는 생활팁을 알려주었다.
그 의사가 알려준 팁대로 하니 그 후론 건강하게 살고 있다.
가끔 그 의사가 고맙게 떠오른다.
나를 고통에서 건져준 따뜻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먼 관계에 있는 사람이었다.
사랑은 모르는 사람한테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