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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며느리로 산다는 것

22화. 어머님의 포도주

by 권에스더

어머님은 한여름 포도가 절정이 되면 좋은 포도를 한광주리를 사셔서 깨끗이 씻어 성찬식에 사용할 포도주를 담그셨다.


교회 성찬식에 쓸 것을 벌써 20년째 하고 계시다 했다. 꼭 혼자 맡아서 하신다 했다.

교회가 작은 곳이니 혼자서 담근 것으로 충분히 쓴다며 작은 항아리에 담그셨다.


"어머님 대단하세요, 20년씩이나 계속하시다니..."

"다른 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데 내 절대 안 빼기지~"

"왜요? 다른 사람도 봉사할 기회를 주시지 그러셔요?"

"안된다! 하늘나라 가서 하나님이 뭐 하다 왔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어서 절대 앙보 할 수 없다. 포도주를 담고 이런 봉사도 하고 저런 것도 했다고 말씀드려야 한다."


난 진짜 한일도 없지만 하나님이 물으시면 아무 대답을 못하던지 한일이 없다고 할 것 같은데

봉사목록을 채우느라 양보를 못하시고 꼭 당신이 해야 한다니 이해가 어려웠다.


너무 기적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순진하신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 어린애 같은 생각이 아닌가.,.

아니, 너무 이기적이라 천국도 내가 먼저 가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가....


어린애와 같아야 천국에 간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면은 어린애 같은 것도 같은데...

같은 입에서 나오는 독설은 무엇인지....

한 사람의 다면성, 어느 한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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