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있는 그대로 빛이 난다
빛은 있는 그대로 빛이 난다
그림자 뒤로 늘 숨고 싶은데 아무리 노력해도 쉽지가 않았다
그림자는 빛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뽐내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더 어두운 세계로 들어갔다
빛은 점점 우울해졌다
어떻게 해야 쉴 수 있을까
일어나서 서서 내내 온 세상을 기웃거렸다
믿을 수 있는 건 시간뿐이었다
조금이나마 사람들의 눈길을 피할 수 있었다
밤이 되고 달이 등장하면 빛은 고요한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가로등, 고층빌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지나다니는 차들의 조명을 보고 있노라면
가려져 있는 것 같았다 행복했다 웃어도 되고 움직여도 됐다
빛은 시간의 또 따른 친구 계절에게 다가가 간청했다
자기를 더 길게 숨겨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점점 자신만의 자유시간을 늘려갔다
구름도 파도도 잔잔하던 어느 날이었다
빛 어깨에 달이 올라탔다
찰나이자 영원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날이 올 때면 그렇게 설렜다
달 위로 목마를 탈 수 있어서
맘껏 이곳저곳 구경할 수 있어서
그림자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