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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오 Nov 04. 2024

더러운 곳엔 발길이 머물지 않는다

위생 관리의 중요성

나는 한창 열심히 공부해야 할 고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께 받는 용돈에 족하지 못해 스스로 돈을 버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누구의 돈도 아닌 오로지 스스로 노동을 해 번 돈. 얼마나 멋있고 어른스러운 행위인가. 그렇게 졸업을 하자마자 집 근처의 햄버거 가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브런치 카페, 족발 가게등 여러 요식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에 하던 곳을 그만두고 새로운 가게에서 일을 시작하며 매번 들던 작은 의문점.


왜 가게마다 위생 관리가 다르지?


마지막 주문을 받고 마감 청소를 할 때면  그 가게의 위생 상태가 확연히 드러나기 마련. 분리수거도 확실하게. 소독, 환기, 선입 선출 등 누가 봐도 제대로 된 가게가 있는 반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 정리 정돈조차 하기 싫은 가게도 있었다.


한때 많은 논란과 인기를 몰았던 ‘골목 식당’에서도 위생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맛, 인테리어, 가격등 단순한 사장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망해가는 가게는 솔루션을 제공했지만 위생법으로 영업 정지를 당할 수준의 위생 상태를 가진 가게엔 솔루션이고 뭐고 사장에게 직접 영업을 멈추라는 쓴소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아무리 맛 좋고 보기에 좋아도 비위생적이라면 그것은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는 소리다.


조리 학교를 한 번이라도 입학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학교에서 실습과 함께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수업은 바로 ‘식품 위생학’이다. 식품 위생학이란 식재료를 다루면서 여러 가지 위생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에 대해 배우는 필수적인 과목이다. 알면 알 수록 생각보다 일상생활에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들에 대해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란을 깬 손으로 바로 다른 식재료를 다루거나 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계란 껍데기에는 살모넬라균와 같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서식한다. 그러한 균이 손에서부터 다른 조리 도구나 재료에 오염되는 교차 오염을 일으키고 설사나 복통을 유발한다. 계란 껍데기를 만진 후엔 항상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거나 다루기 전 물에 희석시킨 식품 소독제로 소독을 한 후 사용하도록 하자.



다음으로 주방에서 오염구역과 청결 구역등의 공간을 구분을 하지 않고 음식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매장이 다수 존재한다 점이다. 오염 구역이란 식품을 제조할 때 미생물, 이물질등이 혼합될 가능성이 높은 구역이란 뜻이다. 따라서 오염 구역에서는 원재료의 세척, 준비 작업만이 가능하며 조리를 하거나 포장을 하는 행위는 오로지 청결한 곳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구역 구분을 하지 않은 채 만든 상품은 마찬가지로 교차 오염으로 인해 균이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다수가 잘 지키지 않는 습관 중 하나로 ‘위생적인 복장의 착용‘이 있다.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정석대로 간다면 의외로 까다로운 부분이다. 오염물질에 보호하는 앞치마는 물론 혹여나 묻었어도 즉시 알아차릴 수 있게 흰색 복장을 추천한다. 또 손에 상처가 있을 경우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머리카락이 음식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자와 헤어네트를 써야 한다. 반지, 귀걸이 등 장신구를 빼는 것도 필수다.  물론 업장마다 복장 규제의 기준이 다르지만 이러한 정석적인 이미지를 머릿속에 새겨 넣지 않으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흐트러지기 마련이고 그것이 또 위생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실 최근엔 이런 기초적인 위생 관리도 지켜지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비위생적인 음식은 밑천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끊기게 하는 원인이 된다. 결국 가게 문을 닫는 지경까지 오고 나서야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내가 먹는 것도 아닌데 라는 이기적인 마인드가 화를 부른 셈이다.


장사의 철학은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가족 또는 스스로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면 팔아서도 안된다는 말은 음식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통용되는 개념이다. 이 글을 읽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거나 최근 들어 주방 관리에 신경을 못 썼다고 생각이 든다면 다시 한번 마음을 잡고 음식을 대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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