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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by 쓸쓸


오랜만에 다시 보는 책.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는다. 펜을 들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면서. 예전에는 하드커버로 만들어져 무게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페이퍼백으로 만들어져 좀 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부담까지 가벼워지는 듯하다.




"당신의 놀라운 내면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라.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고, 네가 여자아이(또는 남자아이)인 게 너무 기쁘다고. 그리고 너를 정말로 원하고, 기꺼이 내 시간을 내서 네가 성장하고 자라는 걸 도와주겠다고. 그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이 이미 알고 있고, 당신이 그 아이에게 그것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주라. 그리고 그 아이를 유일하고 소중한 존재로 보기 위해 당신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확신을 심어 주라. 편지를 마친 다음 당신이 쓴 그 편지를 천천히, 큰 소리로 읽으면서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살펴보라. 당신이 울고 싶거나 슬픈 감정이 든다면, 느껴지는 대로 그렇게 하라."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존 브래드쇼 지음, 오제은 역, 학지사, 2025, (p.139)



나의 내면아이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해. 네가 여자아이인 게 너무 기뻐. 그리고 너를 정말로 원했어. 네가 성장하고 자라도록 도와줄게. 내 시간을 기꺼이 너에게 쓸 거야.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고 계속 노력할 거야. 너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야.


나의 부모는 장남이고 장녀다. 나는 친가와 외가에서 첫 번째 손녀이자 조카로 태어났다. 내 탄생이 환영받았다는 증거는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앨범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과 찍힌 사진, 아버지의 멋있는 필체로 적힌 메모를 읽으며 느낀다. '나 참 소중한 존재구나', '정말 많은 사랑 받았구나'


하지만 상처받지 않고 자랄 수는 없다. 크기에 상관없는 마음 속 상흔은 내가 나를 소홀히 대하게 만들었다.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길 때도 있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내 자신이 초라하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시간들이 아깝다. 그냥 나 자체로 귀한 존재인데.


괜찮다. 다 괜찮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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