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먹기 나름이야
근래 아내는 외도라는 주제에 민감하다. 주변에 몇몇 사람들이 외도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난 후 더욱 심해해 졌다.
오늘 우리 가족은 2박 3일로 서울여행을 시작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첫 기차를 탑승했다. 우리 가족은 가운데 마주 보는 4인 석에 앉았다. 할인을 많이 하기에 자주 애용한다.
기차에 탑승해 보니 옆 좌석에도 아이 셋을 데리고 온 가족이 앉아 있다. 여자 애들 둘은 패드 삼매경에 빠져있고 아빠는 어린 갓난아기를 앉고 잠에 들었다. 내 바로 옆 복도 건너에 아기 엄마도 피곤한지 한 잠에 빠져있다.
순간 덜컹하는 소리에 옆 가족 테이블에 캔 커피가 쓰러졌다.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는 것을 내가 잽싸게 바닥에 떨어지기 전 잡아 다시 그들 가족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싸하다.
아내가 날 노려본다.
아이들이 기차 내부 투어를 떠나고 내가 물어본다.
"나 완전 스파이더맨처럼 캔커피 잡는 거 봤지?"
그러니 아내가
"그걸 왜 네가 잡아, 계속 신경 쓰고 있다는 거잖아. 나 같음 안 잡아줬어."
순간 당혹스러웠다. 나는 그저 무언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잡은 것뿐인데...
"애초에 그런 새싹을 만들면 안 되는 거야. 그러다가 말 트이고 하는 거라고."
아내의 말이 약간 억지스럽게도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반박을 하거나 강하게 나가면 서로 얼굴만 붉힐 것이다.
"알겠어. 다음부턴 안 잡을게."
그래.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걱정에 작은 호의나 배려를 거두는 일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음에 나쁜 씨앗이 있다면 작고 사소한 일에도 나쁜 씨앗은 싹을 틔울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애 나쁜 씨앗이나 착한 씨앗 등 여러 가지 씨앗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걸 싹 틔우는 것은 그 사람이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마음 씀씀이를 곱게 먹자.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그렇게 생각해 보면 아휴...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