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 2024.10.28 ~ 2024.11.04
일지 2024.10.28 ~ 2024.11.04
어느덧 여름의 지독했던 습기는 사라지고, 완연한 가을의 날씨로 접어 들었다.
피곤함으로 온 몸을 가득 채운다. 괜찮다. 피곤함으로 적응된 채로 버텨 본다.
하루가 끝나지 않는다.
어제가 오늘 내일 이라는 시간의 경계선이 점점 희미해 진다. 중간중간 글을 쓰고,피아노레슨을 갔다.
기초부터 배우고 있어 언제 곡한곡을 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안으로 곡 한곡은 칠수 있을까?
본업을 신경쓰며, 부업을 착실히 해 간다. 다행히 호흡이 맞아 순조롭다. 소소한 농담도 주고 받고, 대화도 나눈다. 새벽까지 일을해서 좋은점은 야경을 볼수있다는 점이다. 아..부산에 이런 야경을 볼수 있는곳이 있구나 생각이 든다. 가파른 언덕위 까지 올라가면 달과 별도 잘 보인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밤하늘 수놓은 달과 별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자정이 넘어가면 허리도 손목도, 발목도 아려온다. 하루에 보통 250 ~ 300km를 운전하고 있다. 17시간 정도 일을 하니 몸이 힘들다. 마음이 우울감을 느낄 여유조차 없다. 정말 그냥 단순하게 달리고 또 달릴뿐.
간혹 그 사람의 집을 지나칠 때가 있다. 또는 그 사람과 함께 간 식당이나, 길을 지난다. 그럴때면 생각에 잠겨본다. 뭘 하고 있을까.. 지금 내가 이렇게 하는게 맞는걸까.. 편안함을 느끼고 있을까 따위를 생각한다.
정신없이 도심을 해집다 보면 하루가 끝이 난다. 집에 와 쇼파에 앉아 멍하게 있어본다. 그러다보면 있는힘껏 누르고 억제해온 공허함이 찾아온다. 맥주한잔이 생각이 나지만 혼자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은 들지 않는다. 샤워를 하고 나와 취침약을 먹고 침대로 들어간다.
이 짓도 어느새 몸이 적응을 한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새벽 4시가 다 되어 잠을 청한다. 하루 한끼는 제대로 먹어야지 생각을 하는데 쉽지가 않다. 살이 계속 빠진다. 이것도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고 있지 않는 걸까. 이게 정답일까. 이 방식이 맞는걸까. 생각을 하다 잠에 든다.
그래도 약이 있다는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최소한 잠에 들수 있음에, 소중함을 느낀다.
약간의 멍함이 괴롭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가라 앉는 느낌이다.
약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벌써 11월이다. 두 달 뒤면..나는 어느정도 변해 있을까?
조금은 우울감을 덜어냈을까. 편안해졌을까. 소소한 행복을 느낄수 있을까..
또 일주일이 갔다. 주말에는 이발을 했고, 부모님 집에 들려 겨울 이불과 카레와 반찬을 가져왔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혼자 마시기 싫어진 술을 그 친구와 정말 오랜만에 마셔 봤다.
취기가 확 올라왔다. 이걸 어떻게 매일같이 마셨을까 생각하며, 취기를 느껴본다.
그래.. 이렇게 마시는거구나. 가끔,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하며, 좋은기분으로,적당히..
또 한참을 마시지 말아야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