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여행 2박 3일. 첫째 날
30년 지기 남편 직장 동료 부부들과 1년에 한 번씩 연말에 여행을 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바쁘게 살아온 한 해를 마무리하며 추억 소환의 시간을 가졌다.
퇴직한 지도 세월이 많이 흘렀다.
사는 지역도 서울, 대전, 광주로 떨어져 산다.
남해여행을 계획해 봤지만 너무 멀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더 나이 들면 직접 운전한다는 게 불가능하겠기에 이번에는 다녀오기로 했다.
서울 집에서 남해 휴양림 숙소 까지는 5시간 거리다. 여유를 부려가며 여기저기 구경하고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했다.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아뿔싸~ 방이 하나다.
상상도 못 한 일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 예약 시 '우린 6명이기에 8인실이면 충분해!' 하며 결제를 한 게 실수였다.
방이 몇 개인지 확인을 안 했다.
우린 부부 3팀이기에 최소한 방이 두 개는 있어야 하는데, 늦은 시간이기에 방법이 없다.
여자들은 방에서, 남자들은 거실? 겸 주방에서, 좁으면 방에서 같이 '합방'을 하는 걸로 합의를 봤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허물없는 사이이기에 쉽게 해결이 됐다.
대충 정리 후 한 사람씩 자리에 눕는다.
따끈따끈한 방바닥에 철퍼덕 등을 누이니 여기저기서 에구구 곡소리를 한다.
결론은 방배치로 모든 일이 해결된 게 아니었다. 나이들이 있다 보니 남자들도 여자들도 코를 골기 시작한다.
음정도 박자도 무시한 채, 각자의 목청대로 돌림노래를 불러댄다.
덕분에 신경이 예민한 한 사람은 뜬 눈으로 날을 셀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착각으로 인한 벌칙으로 2박 아닌 무박 여행!
다음 날도 합방은 대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