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이. 엄마의 손맛
어려서부터 먹어왔던 고향의 맛을 친구가 보내줬다. 나이를 먹어가며 옆에 나를 챙겨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재산인가! 감사할 따름이다. 친구 아니었으면 올해는 못 먹고 지나갈 뻔했다.
우리 집은 아버지가 장남이셔서 매년 제사 때마다 집안 어른들이 모이셨다. 그때마다 목포에 사시는 막내 고모님은 제사상에 올라갈 반건조 생선들과 함께 잊지 않고 사 오시는 게 감태였다. 양동이 한가득 들어 있는 걸 사 오셨다.
엄마는 제사상을 차려놓고 워낙에 식구들이 좋아하기에 음복 시 먹을 감태김치를 양념에 버무려 놓으신다. 제사 음식이 기름지다 보니 감태김치는 음복 시 가장 인기 좋은 반찬이다. 시원하고 향긋한 맛에 애 어른 다 좋아했던 거 같다. 형제분들이 집에 귀가하실 때에는 한 보따리씩 싸주셨다. 생각해 보니 참 오래전 일이다.
요즘처럼 맛있고 좋은 식재료들이 풍부하다 보니 어렸을 적 먹었던 음식들이 하찮게 느낄 수도 있지만 오염되지 않은
천연식자재와 천연조미료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청정해역 깊은 바다에서 날씨가 추울수록 맛과 향이 진해지는 한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 생감태.
가끔은 예전 방식대로 해 먹어 보기도 한다. 전라도 감태김치를 담갔다. 김치라고 할 만큼 거창하지도 복잡하지도 않기에 완전 요리초보도 만들 수 있다.
1) 감태김치 만들기
감태를 가위로 몇 번 자른 후 물을 약간 촉촉하게 넣어준다.
감태에 국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춘다.
쪽파나 대파, 청양고추나 삭힌 고추를 잘게 다져서 넣어주고, 마지막에 참깨를 살짝 으깨가며 넣어준다.
참기름을 넣어줘도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느끼함이 싫어서 들어가지 않는 게 깔끔하니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2) 감태 김장김치로 만들기
익은 김치를 줄기 부분만 썰어서 넣어주고 간은 김치국물과 약간의 액젓으로 맞춰주면 끝이다.
TIP. 생감태는 대부분 세척 후 판매하기에 더 씻지 않는 게 좋다.
생감태 효능.
생감태는 우유에 6배가 되는 칼슘함량으로 뼈와 치아에 좋고, 플로로탄닌 성분이 불면증 개선 및 수면에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에 좋은 카테킨이 많고, 철분이 많아 빈혈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