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잠언 24:16)
히어로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운다. 실수하고, 때로는 의도치 않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상처 속에서 배운다. 반면, 빌런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싸운다. 그들도 처음엔 미숙하지만, 그들이 쫓는 것은 오직 더 큰 파괴일 뿐. 히어로는 실수 속에서 성장하고, 빌런은 미숙함을 거듭하며 스스로를 파괴해 나간다.
어느 날, 도시에 새로운 히어로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의 행동은 너무 거칠고, 지나치게 무모했다. 그는 빌런을 쫓다가 도시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분명 선의를 가졌지만, 그 손길은 너무 무거웠다.
"저건 빌런이 아니야?"
사람들은 의심했다. 히어로의 의도는 분명 선했지만, 그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힘을 다루는 것이 서툴렀고, 오히려 그 힘에 휘둘리고 있었다.
빌런들조차 비웃었다. "저건 히어로가 아니라, 우리 대신 일하는 파괴자야." 그들은 히어로의 미숙함을 조롱하며 그를 더 괴롭혔다.
그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미숙함을 알았기에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훈련했다. 자신이 망가뜨린 것을 되돌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걸까? 내가 한 일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 건 아닐까?’ 빌런과 히어로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내가 진짜로 정의를 실현하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혼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가 깨달은 것은 이거였다. 정의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실수와 실패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그의 진정한 적은 빌런이 아닌, 그 안에 자리한 두려움과 혼란이었다. 그는 미숙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은 서서히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미숙했지만, 그 미숙함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그의 노력과 배움은 이제 더 이상 혼란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는 이제 진정한 히어로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또 다른 미숙함이 있었다. 빌런 역시 처음엔 작은 욕망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들 또한 정의를 꿈꿨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숙한 빌런은 히어로로 성장할 수 없다. 그들의 미숙함은 변명이 되지 않으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파괴뿐이다. 히어로는 실수 속에서 자라나지만, 빌런의 미숙함은 그들을 더 깊은 파멸로 이끌 뿐이었다.
미숙한 히어로는 빌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진정한 정의를 향한 열망이 있다. 그러나 미숙한 빌런은 절대 히어로로 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미숙함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결국 더 큰 악으로 빠져들 뿐이다. 모든 히어로는 흔들리지만, 그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진정한 영웅이 된다. 하지만 빌런은 그저 미숙한 파괴자로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