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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을 내리고

천진난만 전시회

by 박미라 Feb 03. 2025

9일의 축제,                                                                            오로지 나를 위한 축제의 시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욕조의 물속으로 스며들소파에 '풍덩~' 육신을 던져 가장 깊은 곳까지 빠져 들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나간 전시 기간을 돌아본다. 아흐레 동안의 강행군으로 지금 전신 마사지가 필요하다고 온몸이 말하고 있다. 피로 회복제와 감기약, 비타민 등 약으로, 긴장감으로 버텨 내었다. 다행히 어제 동생의 도움으로 그림과 소품을 내리고 옮길 수 있었기에 갤러리를 거의 완벽하게 정리하고 철수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피곤에 절은 심신으로 그곳에 다시 한번 가야 했을 텐데..  항상 필요할 때 씩씩한 동생 '미소'가 있어 주어 고맙다.




축제는 적당히 설레면서 순조롭게, 잔잔하면서도 희망차고 보람된 결실을 거두었다. 갤러리에 방문해 준 많은 지인들이 호기심과 함께 즐거움을 공유해 주었으며 그들이 나보다 더 흥분하고 기뻐하면서 자신들의 2의 인생을 디자인하는데 참고하고자 했다. 방문자 대부분이 은퇴 후 생활을 어떻게 계획하고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연령대였으므로, 진정성 있는 관심을 보여 주었고, 이 행사를 진지하고 고무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진심으로 지지해 주었다.  특히 나의 친구들, 인천에서, 수원에서, 안양에서, 원주에서 한 걸음에 달려와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니 그들이 이 연회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마치 자신들의 일이기라도 한 듯 물심양면 도와주고 내가 미처 생각 못 한 섬세한 부분까지 챙겨 주니,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돕고 있는 듯 느껴졌다.  게다가 내놓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왕초보의 그림까지 사 주는 배려와 성의는 나를 충분히 감동시켰다. 이 감동을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단어만으로 표현하기에는 깊이 부족하고 공허하. 어쩌다 마주친 이 상황, 현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서 그들의 열성적 응원상응할 만한 보은의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과거 직장 동료들도 예상보다 많이 찾아왔다. 시간 내어 방문해 준 것도 고마운데 모두 꽃을 한 다발씩 들고 오니 전시장이 화사한 꽃 장식으로 가득했다.

반가운 얼굴들...                                                                오랜만에 만나 직장 소식도 듣고 직원들 근황도 알게 되어 정말 즐거운 해후였다.                                                         그림은 나를 그들과도 연결해 주는 가교가 되었다.


그리고...  <뮤제> 선생님, 정말 고맙다.                            수채화 전시회, 라니!                                                                                                    내 인생 상상도 못 한 일을 실제상황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근사한 선물’을 가슴에, 양팔에 안겨 주다니...  덕분에 짧은 기간, 나의 정다운 지인들을 거의 다 만나게 되었다. 이제 지나갔지만 아직도 얼떨떨하다. 이 고마움의 마음 역시 시간을 두고 사색하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누군가 도움 주는 투명 손,에 의해 무거울 수도 있는 행사를 얼떨결에 너무 쉽게, 편하게 치르고 제 자리로 돌아왔다. 전시장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을 마주 하는 지인들, 또 단순히 감상을 위해 방문하는 일반인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이것이 설령 단순, 취미로 그친다 해도 앞으로 어떤 그림을 어떤 내용로 그려야 할 것인지, 어떤 주제, 어떤 가치관으로 걸음마해야 할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다음 스텝을 내디뎌야 할 것인지, 숙고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  전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말도 심도 있게 지나간다.


천진난만 순수 전시회...                                                      떨리는 마음으로 “ART FESTIVAL”을 즐겼으나 그것이 끝나자 축제는 곧 숙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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