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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기억의 조각들

# 그날의 우리

by 푸른 하늘 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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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간의 흔적     


아톰 조합장과 치열하게 맞섰던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 한 해를 넘기고 또 다른 해를 맞이하고 있다. 불로소득을 꿈꾸며 무모하게 뛰어들었던 묻지 마 투자는, 아픈 추억이 되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그것은 하나의 교훈이 되었다.

   

어제의 아군이 적으로 돌아선 고군분투의 여정 끝에, 내가 얻은 답은 단 하나였다.


" 나처럼 잔 다르크가 되지 말아라."     


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나만의 생각이지만, 살아오면서 몸소 체험한 깨달음이기도 하다. 어디서,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했는지에 따라 병을 얻거나, 때로는 젊은 나이에 무지개 너머로 떠나기도 한다.   

  

어떤 것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과잉 친절도,

지나친 오지랖도,

앞장서서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설령 결과가 좋다 한들, 그 과정에서 고생한 사람만이 너덜너덜한 상처를 끌어안고 남게 되기 때문이다.    

 



2. 어느 날의 기억 속 편지  


상가 조합원에게 나는 조합장과

나눈 얘기를 올렸다.


조합장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추진위원장 시절 협약서를 지키려 했지만 상가협의회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문의도 없었습니다. 협약서를 다시 쓰자고 한 상가조합원은 한 명도 없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조합장이 먼저 나서 상가 협약서를 다시 개정하고, 총회를 통해 통과시키자고 제안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상가 입장을 대변하면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총무가 나타나 저를 강하게 설득했습니다.   

  

00 구청에서 근무할 때, 다양한 조합원들이 00 구청을 찾아와 소리 지르고 난리 치는 걸 봤지만, 총무는 달랐습니다.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저를 설득했지요.   

  

내 의지는 있었지만, 상가 조합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나도 그렇게 있었습니다.


그동안 총무에게 참 미안하고, 또 고맙습니다.    

 

조합장님의 말씀을 듣고, 그간의 오해가 풀렸습니다.  

   

상가 조합원 여러분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습니까?    

 

어제, 제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조합장님, 00 구청, 그리고 상가 조합원들에게 드렸던 문서들 속에는 제가 겪었던 힘든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조합장님께서 총회 통과시켜 정관 수정하고, 상가 부지 130평을 확정해 주셨습니다.    

  

조합장님께 감사의 한마디를 꼭 전해 주십시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3. 흐르는 기억들  

   

흘러가는 기억 속에서 다시금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명탐정 건축사님의 날카로운 통찰과 빈틈없는 전문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 이름처럼, 그는 진정한 명탐정이었습니다.    

 

놓치는 부분 하나 없이, 언제나 한 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았고, 예상조차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늘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해 미리 알려주는 센스까지, 그 배려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건네주셨던 몇몇 상가 조합원분들께도 깊이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이제 관리처분을 앞두고, 우리는 마지막 길목에 서 있습니다.  

   

부디 무탈하게 준공을 마치고, 2030년, 새로운 아파트 공간에서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그날을 향해 나아가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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