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세상.
"헬로, "
다섯 살 딸아이가 버스에 올라타면서 버스기사님에게 인사를 보낸다.
"헬로."
다정한 인사가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엄마, 우리 맨 끝에 앉자. 높은데 가자."
"거긴 너무 높으니까 그 밑에 앉자."
"그래."
콩알만 한 백팩을 메고 핑크 장화를 신고 버스 뒷자리에 앉는 딸.
꼬마가 앉을 때까지 백미러로 꼬마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기다려주시던 버스기사님.
내가 꾸벅 목례로 고마움을 전한다. 버스기사님이 손을 흔들며 웃는다.
살만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