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보냅니다. 하이. 헬로우.
"욕 같은 거는 쓰지 말아. 좀 그렇잖아. B급 같아 좀 순화시켜서 써야지."
내 등뒤에서 내가 쓴 브런치 글을 보고 남편이 말한다.
"이거 엄청 순화한 건데. 엄청 예의를 갖춰서 쓴 거야." 내가 말한다.
"그리고 나는 B급은 아닌 거 같아. 한 D급? 가만있어보자. 에이, 비, 씨, 디, 한 F급? 그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나는 막 똑똑하고 어려운 글은 못써. 이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똑똑한 건 그 사람들이 하면 되고 나는 이런 거 싼 티 나는 글. 이런 게 좋아. 생동감 있잖아. 안 그래? 그게 나이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한참이나 듣고 있던 남편이 묻는다.
"그럼 지금 쓰고 있는 글 다 쓰면 또 뭐 쓸 거야? 주제는 정했어?"
"응. 정했지. 두 가지가 있어."
"그게 뭔데?"
"내가 일단 하나만 말해줄게. 우선 제목은 "내 인생 개새끼들에게."이고..."
내 말이 끝나기 전에 남편이 말을 한다.
"뭐라고? 개... 뭐? 그런 욕 써도 돼? 브런치에서? 잘리는 거 아니야?"
"에이, 설마. 잡아가기라도 하겠어. 나는 캐나다에 있는데 그리고 창작의 자유 몰라? 괜찮을 거야."
한참을 고민하던 남편이 묻는다. "그 글 혹시 내 이야기야?"
"아. 뭐래는 거야. 그리고 내 브런치 몰래몰래 보지 좀 마. 뭐야 스토커야 뭐야."
11월 중순. 캐나다 부자엄마의 새 글. 이름하여.
"내 인생 개새끼들에게." 두둥.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