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잡아봐라. 메롱.
시댁 어른 서넛이 서 나를 둘러싼 것은 16년 전 일이었다.
아님 17년 전 일 수도 있겠다. 병 x이라는 말이었던가, 그 말을 한건 시어머니의 언니 었던가 동생이었던가.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 말을 했건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 팔이 뜯기고 욕지거리를 온몸으로 받아내도 침묵을 선택할 거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별 볼일 없는 집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시댁 어른 중 하나가 한 말이다.
그래도 나는 공공장소에서 아직 서른도 안된 여자애를 한쪽에 몰아넣고 욕을 하거나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내가 침묵한 건 싸우지 않겠다는 뜻이지 울 집이 빌어먹거나 별 볼 일 없다는 말에 동의한 건 아니었다.
기억은 시냇물처럼 곧 잘 흐르다가도 곧 잘 고여있다. 그런 말들이었다. 나를 단단하게 하고 캐나다에서 집을 사게 된 것도 그런 말들 덕분이었다.
나는 단단해졌고 시댁 사람들의 말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