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어디서 왔다고? 뭐 중국, 차이나??
아니요. 코리아요.
코리아? 거기 중국 안에 있는 거 아닌가.
아. 아니거든요.
아니 이 사람들이 지금 나랑 장난하나. 아니 진지한 표정을 보니 정말 모르는 것 같아. 그래 차라리 몰라서 물어보는 게 낫지.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니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슈퍼히어로 대신 세계를 정복하고 K 드라마니 뭐 K 푸더니 세상이 떠들썩한데 내가 사는 뉴펀들랜드에서 사는 어떤 사람은 한국이 중국이란 나라 속 도시의 하나냐고 묻는다. 아.. 이런 질문이 벌써 이번 주만 두 번째다. 화내지 않아요. 화내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다. 그래 그래 모를 수도 있지.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한국이랑 중국은 다른 나라예요.
내가 소매까지 걷어붙이고 우리나라에 대해 설명을 한다. 아니. 이..... 쌔...ㄲ 내가 설명해 주는데 자기 갈길을 간다. 뭐야. 미친 사람이세요.
그래. 기대를 접는다. 얘도 뭐 그냥 심심하니까 말장난한 거라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한 말에 상처받지 않는다. 그래 그러기까지 근 일 년이 걸렸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모를 수도 있지. 평생 모를 수도 있지. 모른 채로 죽을 수도 있지.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엊그제는 나보고 캐나다에 어떻게 왔냐고 보트를 타고 왔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보트피플이요? 아니요 저는 파티피플인데요. 패션피플이기도 하고요. 말장난엔 말장난으로 대한다. 뭐야. 다음부터는 질문할 때마다 5불씩 받아야지. 여보세요. 헬로우. 그래. 말자. 말아.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 세상에서 날 바라본다. 뉴펀들랜드를 한 번도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에 한 번도 가지 못한 사람들이 한국을 평가한다. 이민자가 어떻고 저쩧고.
아직도 너희는 개를 먹니 고양이를 먹니. 우리 집 고양이는 안 묶어 놓는데 어쩌지. 뭐야. 농담이야. 진담이야. 나도 한마디 했다. 고양이는 살이 별로 없어서 튀겨야 맛있죠. 아. 농담인데 진담으로 받아들였나 보다. 저스트 키링 하하하하하.
나 혼자 말하고 나 혼자 웃는다. 어색할 땐 웃는 게 최고다. 어색해서 발가락에 힘만 주고 있다. 영주권만 받고 그래 그 카드만 받으면 난 떠난다. 여기 이 지긋지긋한 섬동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