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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부자엄마 Nov 20. 2024

헌금,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저는 돈이 없는데 그러면 어떡해요?

"내일 우리 교회 꼭 와. 데리러 갈게."


캐나다 유학원에서 만난 언니는 나만 보면 교회 이야기를 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계속 물어보기도 해서 알았... 다고 했다.


다음날 문자 하나가 왔다." 나 너네 집 앞이야." 나는 누워있다가 침대에서 90도로 몸이 접히며 일어났다.


급하게 운동화 뒷굽을 꺾어서 신고 나갔다. "언니. 일찍 오셨네요. 죄송해요. 제가 늦게 일어났어요."


언니는 괜찮다고 했고 나는 괜찮지 않았다. 눈에 눈곱이 꼈나 아. 이는 닦고 왔나? 급하게 나오느라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나를 태운 언니의 차는 빌라 사이에 있는 교회 앞에서 멈추었다. 안 그래도 낮 가리는 성격에 마치 유치원을 처음 가는 어린애처럼 언니의 뒤 꽁지에 붙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얘가 전에 말했던 누구예요. 블라블라. 언니는 교회에서 전도사였나? 설마 도사는 아니겠지. 아무튼 뭐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 아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당선된 국회의원처럼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연신 숙였다. 목덜미가 뻐근해 올 무렵 인사는 끝이 났고 예배가 시작되었다.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데 불이 어두컴컴해진 예배당에서 나는 어디가 어딘지 몰랐다. 언니에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언니는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언니의 눈에서 뭐가 반짝이는 걸 보니 눈물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언니는 예배를 하며 눈물이 새어 나왔고 나는 소변을 참다가 소변이 새어 나올 뻔했다. 언니의 기도가 끝나고 비로고 나는 소변을 볼 수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헌금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집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고 만약 가지고 왔더라고 현금이 없었으므로 내가 낼 수 있는 돈은 없었다. 진지한 언니에게 이 트랜스퍼 이야기를 했다간 뒷말을 들을 것 같아 눈치껏 행동했다.


헌금이 끝나고 목사님은 누가 얼마를 냈는지 큰 스크린에 목록을 띄어 놓았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돈을 사람들이 내는 것에 당황을 했고 언니는 내가 아무 돈도 내지 않은 것에 당황을 했다.


점심에는 핫도그를 먹었다. 나는 일손을 돕고 싶었다. 핫도그에 케첩이니 머스타드니 예쁘게 물결무늬를 그렸다. 그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캐나다 교회 체험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기도만 하면 이루어지는 건 없다는 걸. 아마 뒤지게 맞았을 때였나? 아님 파혼을 당했을 때였나? 아무튼 나는 빌고 빌고 또 빌었다. 행복하게 해 달라고 평범하게 해 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다. 슬프게도 아무도 나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간절했고 정말 빌었는데도 나의 기도는 들리지 않았다. 그 후에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교회니 절이니 알겠고 다 알겠는데 나를 구하는 건 신이 아니라 결국은 나라는 걸. 나는 단발머리 중학생 때 알게 되었다.


교회를 또 가자는 언니에겐 헌금 낼 돈이 없고 그냥 음식을 먹기 미안해서 교회를 가지 못하겠다고 했다. 언니는 알았다고 했고 나는 고맙다고 했다.


덧붙임.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경험한 교회의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반박시 여러분들의 말이 맞습니다.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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