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 캐나다에서?
한 치 앞만 보고 살았던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산다.
그 세월이 벌써 15년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고 일을 같이 하면서, 내 생각이, 그리고 깊이가 두 치, 세치 정도로 깊어졌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혼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자신의 조국을 떠나 캐나다에 온 사람들.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고, 어떤 사람은 돈을 걸고, 어떤 사람은 가족을 걸고 캐나다에 왔다.
나는 다른 모양의 사람들 속에서 나와 닮은 그들에게 마음이 간다. 누군가의 염려처럼 무모할 수 있겠고, 안될 수도 있겠고 헛된 희망을 심어줄 수 있겠지만, 나는 살면서 그렇게까지 자기 삶에 진심이었던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서툴고 보잘것없고 실수투성이 삶이더라도, 살면서 한 번은 아니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온 맘 다해 삶을 살아내는 그들에게, 학교에서, 책 속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배웠다.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 중요한 세상에서 우리는 종종 뒤를 향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