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으면 좋겠다.
글이 돈이 될까?
나는 글 쓰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글이 구원이 될 수 있을까? 글만 쓰면, 머릿속에 출렁거리는 생각을 글로 써 내려가면, 그 글이 고된 현실에서 나를 건져줄 수 있을까?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고역이다. 산다는 건 무엇일까? 불안정한 것에서 안정된 것으로 나아가는 것일까? 글을 써도 괜찮아지지 않는 날들이 있다. 마음이 안개처럼 자욱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 날들.
살다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 때문에 힘들고 화가 났는지 모를 때가 많다. 아니 그런 감정을 일일이 마주하는 것도 노동이다. 어두운 감정들이 얽히고 섥키다 끝내 마음 한편에 생채기를 낸다. 그런 마음들을 품고 출근을 하고 육아를 하고 삶을 산다.
캐나다 와서는 그런 마음들을 쉰 김치처럼 절이고 묵혔다. 마음을 준 사람들은 길면 일 년 짧으면 한 달이고 캐나다를 떠났다. 어느 순간부터 혼자가 편했다. 아무도 모르게 마음속에 묵힌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물러 터져 진물이 났다.
그때부터였다. 뭔가 있는데 내 안에. 누가 나에게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든 거예요?라고 물으면 '사실 저도 그걸 모르겠어요. 그래서 미치고 환장하겠어요.'라고 답할 것 같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나도 나를 모르겠으니까.
글이 구원이라 믿었다. 글을 쓰고 마음을 쓰면 나를 살만한 시궁창에서 건져내주지 않을까 했다.
내가 하는 생각들. 했었던 마음들을 글로 풀어내는 건. 용기가 필요한 것들이었으니까. 결국 나는 나를 위해 용기를 낸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