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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이 이상한 학교의 학생입니다

오십 이후,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by 마이진e

배움은 끝나지 않았다.
나도 그렇다.

오십 이후,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교장도 없고, 커리큘럼도 없고,
졸업장도 나오지 않는 이상한 학교에
스스로 입학했다.


이 학교에는 종이 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내 안에서 작은 종이 울렸다.
‘지금, 수업을 시작합니다.’
누구도 출석을 부르지 않지만
나는 조용히 그 교실로 걸어 들어간다.


그 교실은 때로 카페 한구석,
때로는 새벽의 부엌 식탁,
어쩌다가는 스마트폰 메모장이 되기도 했다.


칠판은 없었지만, 질문이 있었다.
교과서는 없었지만, 삶이 있었다.

나는 배움을 다시 시작했다.


누구를 따라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결핍을 채우고
내 안의 가능성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예전의 배움은 결과를 위한 것이었다.
좋은 성적을 위한 암기, 인정받기 위한 스펙,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효율.


하지만 지금의 배움은 다르다.
나는 느리게, 그러나 진심으로 배운다.

책을 필사하고, 철학을 곱씹으며,
짧은 글을 쓰고, 낯선 도구를 익히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가까워지고 있다.


나는 알게 되었다.
배움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피어나는 불씨라는 것을.

더 이상 나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 배우지 않는다.

그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배우고 있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
사랑을 더 깊이 느끼기 위해,
그리고 이 소중한 하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상한 학교는 졸업이 없다.
성적표도 없다.
하지만 배움은 매일 있다.

조용히, 내 안에서 계속 자라고 있다.

이 책은 그 배움의 작은 기록이다.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
여전히 진행 중인 실험의 노트.

그리고 당신도,


혹시 이 학교에 입학한 적이 있다면
기억해 주세요.

우리는 지금,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늦깎이 친구들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여전히,
이 이상한 학교의 학생입니다.



나이 들수록 더 배우고 싶은 이상한 사람, 바로 나

“졸업 없는 학교에서 살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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