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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하고 싶다. 현재 진행형으로

덜어내야 하는 사람이 아닌 더하고 싶은 사람

by 마이진e

한때는 '비우기'가 삶의 미덕처럼 여겨졌다.
미니멀리즘, 덜어내기. 단순하게 사는 사람

감정도 비워야 했고, 인간관계도 비워야 했고

책장을 가득 매운 책들 조차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정리된 삶이라 배웠다.


그래서 한동안은
비우고, 덜어내고, 정리 해내는 일에 몰두 했다.

그렇게 하면 모든게 가벼워질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 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울수록 나 자신이 뭔가 모르게 흐려져 간다.


나는 덜어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하고 싶은 사람

이었는데 그걸 놓차고 있었던 것이다.



비우는 것보다
채우는 것이 나를 더 살아 있게 만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일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고 있었다.

배움을 더했고, 글쓰기를 더했고,
관심 있는 분야를 붙잡고
내 속에 ‘또 하나의 나’를 더하고 있었다.



책이 많아도 좋았고,
어지러운 생각을 끝까지 붙잡고 사유하는 것도 좋았다.
글을 한 줄 더 쓰고,
하루에 질문을 하나 더 남기며
나는 나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 나이에 뭘 더 하느냐고.
그저 지금 있는 걸 잘 지키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확장하는 삶이
더 나다웠다.


덜어낼 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고 한다.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작정 버리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무게만큼 채워야
비로소 단단해진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이다.


비워서 빛나는 사람도 있지만,
더해서 단단해지는 사람도 있다.

나는 배움을 더하고,
질문을 더하고,
실패도 경험으로 더하며 살아간다.


이상한 학교는 말한다.
“당신은 더해도 괜찮다.”

나를 채우가는 감정도,
가끔은 무모한듯 넘치는 열정도,
모두 허용되는 교실.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보다는
무엇을 더하고 싶은지를 먼저 묻는다.

더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내게 말한다.
“버릴 수 있는게 없어.

나는 아직도, 하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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