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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커리큘럼을 쓰다

내 삶에 맞춘 공부를 설계 하기 시작하다.

by 마이진e

나는 커리큘럼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정해진 수업표, 따라가야만 하는 순서,
나의 의지와는 달리 자유를 잃어버린 시간표속 달리기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나는 그 단어가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전과는 다른 것이 있다.

나만의 것일 때만. 어릴 적 내 공부는

늘 누군가가 짜준 커리큘럼 안에서 움직였다.

어떤 순서로 배우고,
어떤 책을 먼저 보고,
언제 시험을 보고,
언제 졸업을 해야 하는지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다.


나는 그 안에서
열심히 살아남는 법을 배웠지만,
동시에 나를 잃어가는 기분도 들었다.


그랬던 내가,
노트에 내 공부 목록을 작성해 보기 시작했다.


내 삶에 필요한 것이 어떤 부분일까?

그 질문으로 시작했다.
책을 더 읽고 싶고,
글을 더 잘 쓰고 싶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내 커리큘럼의 첫 번째 과목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독서를 시작했고,
필사를 더했고,
글쓰기를 일상으로 만들었다.


누가 정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만의 주제로 수업을 만들고 있었다.


나만의 커리큘럼에는
시험도 없고, 성적도 없다.
그 대신 ‘꾸준함’이라는 이름의 평가가 있다.

계속할 수 있느냐. 쉬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느냐.
삐끗해도 포기하지 않느냐.


그 질문 앞에서 조용히 대답한다.
오늘도 한 블록, 전진 해 보자.


나의 교과서엔
이상한 과목들이 가득하다.

‘감정 다루기 101’
‘자기 믿음 기르기’
‘혼자 있는 시간 활용법’
‘사소한 기쁨 기록하기’
'감사하며 살아가기'

‘피드백에서 무너지지 않기’


이런 것들을 배우며
나는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간다.

그리하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공부란, 삶과 완전히 분리된 게 아니라
삶 그 자체가
자신만의 커다란 커리큘럼이라는 것을.


누군가는 묻는다.
그런 공부는 어디에 쓰느냐고.
시험도 없고, 자격증도 없는데
왜 그렇게 애쓰느냐고.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서라면 답이 될까요."
그리고 오늘도 나는 내 삶의 수업을 한 줄씩 적어 넣는다.

교재도 없고, 참고서도 없지만
이 공부는 분명 나를 확장 시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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