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묻고 다시 사유하는 감정 수업
누군가의 문장 앞에서 잠시 쉬어 갈 때,
내 안에서 알수 없는 어떤 생각들이 자꾸 꿈틀거릴 때,
조용히 노트를 펼쳐 든다.
글쓰기는 내게 가장 가까운 배움이다.
그리고 매일의 독서는,
나의 글을 깊어지게 만든다.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을 바깥으로 꺼내는 일이다.
감정을 풀어내고, 경험을 문장으로 새기고,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이다.
한동안 글이 막히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왜일까? 단순한 이유였다. 묻지 않았다.
아웃풋이 나오질 않아서 이다.
인풋을 통해 철학적인생각이 나를 움직이게 해야 했다.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
‘삶에서 행복이란 뭘까?’
‘내가 정말로 원했던 건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로 내 생각의 방을 채워내야 했다.
한마디로 철학적 소양이 부족했던 탓이다.
철학은 어렵지 않다. 묻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그러기 위해선 사소한 장면들 속에서 깊이 생각 해보아야 했다.
철학적인 인풋을 채워내기 위한 선택은 역시 독서다.
사람들은 무겁고 복잡한 질문부터 떠올린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쉽게 생각 해보면 된다.
‘어떻게 해야 잘 쉬는 것일까?’
‘왜 자꾸 미루는 걸까 ?’
‘오늘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뭘까 그리고 그 이유는?’
이런 질문들로 채워간다.
그 안에는 내 삶이 있고, 나의 감정이 녹아 있고,
현재의 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인풋은
철학적인 아웃풋을 재생산 해 준다.
그렇게 내 안에서 만나 독특하고 특별한 수업이 된다.
독서를 통해 감정을 끄집어 내고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철적인 질문들이 나의 생각을 더욱 깊게 만들어 간다.
이 수업에는 점점 독특한 생각과
나만의 언어가 쌓여간다.
그 언어는, 때론 친구에게 조언이 되고,
때론 나 자신을 위해 위로의 언어로 쓰인다.
나는 오늘도 묻는다.
"지금 이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기록해 본다.
"괜찮아, 이해했어. 오늘도 잘 버텼어."
단순한 반복이지만 그 속에서
나는 배우고, 자란다.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도,
독서를 놓지 않는 이유도 결국엔
나를 더 잘 알고 싶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행위는 나의 배움을 살아 있게 만든다.
누군가를 위한 글이 아니어도, 세상에 발표되지 않아도,
나는 오늘도 내 수업에 출석한다.
나의 글이, 나의 질문이, 나를 가르치고
또 나를 일으켜 세울줄 것이라는 믿음으로